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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4분기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를 주도한 곳은 대구·경북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3·4분기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상위 5개 지역을 지방이 싹쓸이한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은 무려 4곳이나 이름을 올렸다. 반면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는 서울이 이끄는 것으로 분석됐다. 3·4분기 아파트 전셋값이 많이 오른 5개 지역 중 4곳이 서울에 몰려 있었다.
이처럼 전국 아파트 매매·전세시장에서 지방과 서울 간 뚜렷한 차별화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단기투자 수요가 몰리는 지방을 중심으로 급등하고 전셋값은 전세매물이 자취를 감춘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치솟는 양상이다.
◇대구·경북 아파트값 급등 속 과열 우려도=서울경제신문이 부동산114에 의뢰해 3·4분기 전국 시·군·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대구 달서구가 3.89%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경북 경산시(3.27%), 대구 수성구(3.23%), 제주 서귀포시(3.20%), 경북 영천시(3.02%) 등의 순이었다. 또 대구 동구(2.65%)와 대구 중구(2.63%)도 각각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8위와 9위에 올라 전국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 중 6곳이 대구·경북에서 나왔다.
특히 그동안 대구 아파트값이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 위주로 올랐다면 최근에는 인근 달서구·동구·북구 등으로 오름세가 확산되고 있으며 경북 경산·영천시의 상승세도 대구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처럼 대구·경북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진 것은 신규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단기 매매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대구에서 선보인 신규 분양 아파트가 분양권 프리미엄을 노린 투자 수요가 몰리며 수백 대1의 높은 경쟁률로 잇따라 마감하자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끌어올리고 높아진 분양가가 다시 주변 기존 아파트 시세를 밀어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건설이 지난달 대구 수성구 황금동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황금동'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260만원대로 3·4분기 수성구 아파트 매매가인 1,106만원보다 14%나 높았지만 1순위에서 평균 622대1로 올해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 부동산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조만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대구 아파트 시장은 실수요뿐 아니라 투자 수요가 대거 가세해 오버슈팅(단기 급등)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오는 2016년과 2017년 이 지역에 4만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어 상승세가 오래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서울·수도권은 전세난에 몸살=3·4분기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상위 지역은 단연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 있다.
전국에서 전세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 성북구로 3·4분기에만 7.03% 올랐다. 이어 서울 강서구(6.7%), 금천구(6.57%), 관악구(5.75%), 경기 과천시(5.57%), 서울 노원구(5.5%), 양천구(5.48%) 등이 뒤를 이었다. 전세 품귀현상 속에 서울 중심지에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강서·강북권으로 몰리며 이 지역 전셋값이 급등하고 서울에서 밀려난 전세 난민들이 유입된 경기 과천·김포 등의 전셋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상위권인 대구 달서구와 수성구의 전셋값 상승률은 각각 2.77%, 2.6%로 서울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방보다 서울의 전셋값이 크게 오른 데는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데다 향후 입주물량은 부족해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까지 서울에서 재건축·재개발에 따른 이주 수요가 6만1,970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신규 입주물량은 이주 수요의 절반 수준인 3만1,471가구에 그쳐 전세난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따라서 서울의 전셋값 상승세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함 센터장은 "서울은 지방에 비해 전세의 비중이 높아 저금리에 따른 충격을 더 크게 받고 있다"며 "서울 입주물량은 2017년은 돼야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전세난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용·정순구기자 j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