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비밀의 화원' 정복할 장타여왕은

서울경제·문영퀸즈파크 레이디스 클래식 D-2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는 선수들의 드라이버 샷 거리를 지난 2008시즌부터 공식 측정했다. 당시 시즌 평균 250야드(약 228m)를 넘긴 선수는 소수점 첫 자리에서 반올림해도 안선주와 이혜인 등 두 명뿐이었다. 7년이 지난 올 시즌 250야드 이상을 날린 선수는 7명에 이른다. 이들 '250야드 클럽' 장타자들이 오는 30일부터 11월1일까지 경남 거제의 드비치GC(파72·6,482야드)에서 열리는 서울경제·문영퀸즈파크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5억원·우승 1억원)에 총출동한다. 256.24야드의 1위 박성현(22·넵스)부터 254.33야드 2위 김민선(20·CJ오쇼핑), 250.45야드 3위 박지영(19·하이원리조트), 250.16야드 4위 이정은(27·교촌F&B), 250.14야드 5위 안송이(25·KB금융그룹), 249.74야드 6위 이정민(23·비씨카드), 249.67야드 7위 박소연(23)이 그들이다.

KLPGA는 매 대회 1·2라운드에 출전선수들의 드라이버 샷 거리를 잰다. 측정 홀은 라운드당 2개 홀이다. 모든 선수들이 드라이버를 잡을 만한 홀과 코스 경사가 평평해 선수들이 있는 힘껏 스윙할 만한 홀이 홀 선정 기준이다. 드라이버를 드는 모든 홀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능력을 완벽하게 반영하지는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회가 거듭되고 수치가 누적될수록 자료는 제법 대표성을 가진다.

250야드 클럽 회원들 가운데는 장타를 기대하기 힘들어 보이는 날씬한 체구로 엄청난 대포를 쏘는 '반전 골퍼'들이 많다. 상금랭킹 2위(6억4,293만원)인 박성현이 대표적이다. 171㎝의 큰 키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유연성과 골반이 핵심이 되는 스윙으로 기술적으로 장타를 친다. 100% 힘을 들이지 않고도 250~260야드를 손쉽게 날린다. 박성현은 "요가 선생님이 3개월 만에 가르치기를 포기할 정도로 몸이 뻣뻣한 편인데 이상하게 골프를 할 때는 다르다"며 웃었다. 김민선·안송이·이정민 등도 가녀린 몸으로 반전 샷을 선보인다.

7인의 장타자들은 자존심 경쟁뿐 아니라 '비밀의 화원'에서 자연과의 싸움도 벌여야 한다. 거의 모든 홀에서 바다가 보이는 드비치GC는 아마추어들 사이에는 '꼭 한번 쳐보고 싶은 곳'으로 이미 유명한 곳이다. 프로골프대회 개최는 이번이 처음.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 드비치GC를 경험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코스는 비교적 짧은 편이다. 파4 홀 대다수가 티샷을 넉넉하게 쳐놓으면 웨지 잡을 거리만 남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장타자에게 마냥 유리한 곳만은 아니다. 페어웨이가 좁고 결정적으로 남해의 바닷바람을 가늠하기가 힘들다. 27일 오전 드비치GC에는 비를 동반한 강풍이 태풍 수준으로 몰아치더니 오후 들어 해가 나면서 바람도 잠잠해졌다. 하지만 얼마 안 가 다시 요란한 바람이 코스를 덮쳤다.

장타자들이 승부를 걸어볼 만한 가장 대표적인 홀은 3번홀(파4·396야드)과 7번홀(파5·481야드)이다. 오른쪽으로 완전히 꺾이는 도그레그 홀인 3번홀은 왼쪽 페어웨이에 안전하게 티샷을 떨어뜨린 뒤 그린을 공략하는 게 정석이지만 250야드 클럽 회원이라면 뒷바람이 도와준다는 전제 아래 1온 모험도 걸어볼 만하다. 하지만 오른쪽으로 웬만큼 정확하게 치지 못하면 아웃오브바운즈(OB)의 재앙을 맞이하기 쉽다. 그린에 올리거나 바로 근처에 떨어뜨리지 못하면 OB 구역으로 굴러 내려가 버리기 때문이다. 7번홀은 2온 시도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어지간한 공은 뱉어내 버리는 포대그린이라 3온 전략보다 못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선수들은 28일 프로암과 29일 연습 라운드를 통해 자신만의 비밀의 화원 공략법을 찾아 나갈 계획이다. /거제=양준호기자 migu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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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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