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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제지산업 침체로 혹한기를 보낸 제지업계 대표주자들이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신사업 진출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한솔제지는 하이테크 신소재 종이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섰으며 무림은 합작법인을 통한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 사업 진출 등 적극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국내 제지업계 1위인 한솔제지는 오는 2020년까지 △고부가가치, 기술집약형 하이테크(High-Tech) 종이소재 사업 추진 △글로벌 시장 확대 △기존 사업 수익성 강화 등의 3대 경영 전략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이러한 경영 전략 가운데서도 기술집약형 특수소재인 하이테크 종이 소재 산업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하이테크 종이 소재는 인쇄나 포장 등에 사용되는 일반 종이와는 달리 정보기술(IT)이나 화학 등 다른 산업 분야의 소재로 활용될 수 있는 고기능성 종이다. 이와 관련 지난 9월 나일론 섬유용 프린팅 용지를 출시했다. 섬유용 프린팅 용지란 의류, 커튼, 기타섬유 등에 이미지를 입히기 위해 사용되는 첨단 특수종이로, 각종 무늬 등의 디자인을 해당 용지에 인쇄한 후 열을 가해 이를 다시 섬유 소재에 옮기는 방식을 거친다. 한솔제지는 인쇄용지 분야에서 쌓아온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기 절연용지와 잉크젯 열전사지, 패키징 후가공 관련 특수지, 특수 감열지, 부직포 벽지 등 기술집약형 종이 소재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재 3,000억원 수준의 특수지 매출을 2020년 1조원까지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펄프·제지 전문기업 무림은 합작투자 법인을 통한 바이오 소재사업으로 진출하면서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섰다. 무림은 이와 관련 지난 7월말 글로벌 친환경 소재기업인 일본의 ERI(Eco Research Institute Ltd.)와 150억원 규모의 합작투자를 체결했다. ERI는 종이 파우더를 활용한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에서 앞선 기술력을 가진 기업으로, 현재 일본에서 종이 플라스틱을 재료로 도시락 용기 등 생활용품을 만들어 연간 150억엔(약 1,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무림은 ERI와 손잡고 펄프와 종이를 원료로 한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 제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난 10월 충북 진천에 설립한 합작투자 법인 '무림-ERI 바이오머티리얼(Moorim-ERI Biomaterials)(이하 MEB)'에서는 펄프, 종이를 활용한 바이오 플라스틱 원료(펠릿 또는 시트 형태)와 발포 제품(스티로폼 형태로 단열재 등으로 사용 가능)을 생산하게 된다. 기존 플라스틱의 물성은 보유하면서 펄프, 종이 파우더의 함량은 50%에 달해 기존 플라스틱 원료 사용량을 대폭 감소시킨 친환경 종이 플라스틱이다.
전주페이퍼는 기존 벙커C유 설비 공정을 개조해 바이오매스 보일러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폐목재 칩 등을 연료로 활용해 제지 공정에 필수적인 스팀과 전력을 생산하는 설비로서 온실가스 저감과 에너지 원가 절감, 더 나아가 주력 산업인 신문용지 시장의 침체에 따른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매스 보일러 사업을 야심차게 키우고 있다. 바이오매스 보일러 설치 투자비는 450억원에 달하지만 연료비 절감 효과는 128억원, 발전 판매 수익 40억원으로 매년 168억4,000만원의 수익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발전시설인 소각터빈발전은 종이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원료인 폐지를 활용하고 나오는 찌꺼기와 폐수 처리 후 발생되는 슬러지를 태우는 소각로에서 발생되는 스팀 압력과 제지공정에서 사용하는 스팀 압력의 압력 차를 이용, 감압터빈 발전기를 돌리는 방식이다. 지난 2012년 25억4,000만원을 투입해 3대의 소각로를 설치했으며 매년 발전판매수익으로 18억7,200만원이 창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