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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단독]"우리가 '저가항공’이냐" 아시아나 조종사, 사상첫 임협안 거부

조종사노조, 66% 반대로 노조설립이래 협상안 첫 부결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조종사에 대한 처우가 저가항공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불만을 쏟아내며 경영진과 첨예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최근 노조 설립 이래 처음으로 임협안을 부결시켰다. 조종사 노조원들이 반대 66.4%와 찬성 33.6%로 임금협상안을 거부한 것이다.


조종사 노조원 과반 이상이 반대표를 선택한 이유는 경쟁사인 대한항공이 3% 이상 올리는 것과 달리 기본급을 동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대한항공과는 급여 베이스에 차이는 있지만, 통상 임금인상률은 똑같이 맞춰왔는데 이번에는 사측이 명확한 근거를 내놓지 않은 채 조종사들의 희생만을 강요하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반대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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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통운의 인수 주체로서 엄청난 액수의 빚을 갚는데 많은 돈을 썼고, 대우 건설 인수로 인해 어려워진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면서 경영이 급격히 어려워졌다는 게 노조원들의 인식”이라며 “그런데 최근 오너 한 사람의 경영권 회복을 위해 상당한 금액의 회사 자산을 이용하려고 하고, 임직원들의 임금을 동결하려고 하니까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커져 임협 협상안이 부결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 같다”고 밝혔다.

조종사노조의 불만 폭발은 이미 예견된 것으로 올해 정점에 도달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실제로 조종사 노조원 사이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임금과 복지가 저가항공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인식이 굳어지면서 15년 이상 근무한 고참 기장들이 중국항공사로 이직을 하거나, 10년 내외 부기장들이 저가항공사로 이직하는 사례가 빈번한 상황이다. 9월 기준으로 부기장만 20여명이 사직을 하고, 올해 채용목표 인력도 절반을 겨우 넘긴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급격히 어려워지면서 주력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에 악영향을 미쳐 핵심인력인 조종사들의 처우가 저가항공 수준으로 떨어지고 이로 인해 사기가 저하되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하니기자 honey.jung@sed.co.kr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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