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미국 "아프간 병원 공습은 실수"

미군 사령관 "우리가 결정, 오폭"

미군 당국이 아프가니스탄 쿤두즈의 '국경없는의사회(MSF)' 병원 공습 사건과 관련해 "실수로 병원을 공격했다"며 책임을 공식 인정했다.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인 존 캠벨 장군은 6일(현지시간) 미 상원 국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아프간군의 요청에 따라 공습을 지원했다"며 "공습 자체는 명확히 미군 지휘체계 하에서 미국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코 보호시설인 병원을 공습목표로 삼은 것은 아니다"라며 '오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캠벨 장군은 전날까지만 해도 "아프간군이 공격받고 있다면서 지원을 요청해 공습한 것"이라는 모호한 발언으로 일관해 책임회피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앞서 미군은 지난 3일 탈레반에 일시 점령당한 쿤두즈에서 공습을 단행했으며 이로 인해 이곳에 있는 의사회 병원 건물이 폭격을 당해 2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캠벨 장관의 해명에도 미군의 폭격이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는 비난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의사회 측은 폭격 사건에 대한 미군의 해명이 4일간 네 번이나 바뀌는 등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며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제이슨 콘 의사회 집행이사는 "미군은 '실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병원 위치를 알고 있었음에도 1시간 이상 폭격하는 실수가 계속될 수 있는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조안 류 의사회 회장도 "탈레반이 병원을 연합군 공격에 이용하고 있다는 아프간 정부의 주장은 미군이 병원 폭격을 결정했다는 방증으로 이는 전쟁범죄 인정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프간 주둔 미군 철군 계획을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아프간 북부 전략도시인 쿤두즈가 탈레반에 점령당하자 오바마 대통령이 철군 계획을 재고하기 시작했다고 익명의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캠벨 사령관도 이날 청문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내년 이후에도 미군의 아프간 잔류가 필요하다고 공식 건의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 직후 아프간을 침공해 13년 만인 지난해 종전을 선언했으며 잔류군 9,800여명을 내년 말까지 철수시킬 예정이었다.


관련기사



김능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