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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서 직접 서핑을 즐기는 것처럼 스릴이 넘치거나, 눈 앞에서 마술이 펼쳐지는 것처럼 환상적이거나, 실제 병원 수술실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까지 갖게 하는 사실감 높은 동영상까지. 최근 '진짜 같은 가짜 세상'을 체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콘텐츠가 국내·외에서 쏟아지고 있다. 굳이 VR 전용기기를 구매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까지 등장해 이용자들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액션 카메라(신체·장비 부착 초소형 캠코더) 업체인 고프로(GoPro)는 16대 카메라를 원형으로 배열해 만든 장비 '오디세이(Odyssey)'로 서핑과 자동차 레이싱 장면을 촬영한 360도 동영상을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남태평양 타히티 섬에서 한 서퍼가 파도를 가르는 장면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골든브릿지 위를 질주하는 경주 자동차를 촬영한 것으로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PC로 볼 때는 커서를 이용해서 스마트폰은 방향을 바꿔가며 360도 시야를 경험할 수 있어 현장감이 넘친다.
국내에서는 1인 동영상 업체인 아프리카TV가 세계 최초로 '마술 VR'을 선보였다. 인기 마술사 최현우씨의 카드와 숫자 마술 공연을 360도 카메라로 촬영해 제공한 것이다. 이용자는 영상을 보면서 커서나 스마트폰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볼 수 있다. 또 아프리카TV 홈페이지의 'VR 영상관' 코너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길거리 공연과 고궁의 실제 모습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다.
전문 영역 콘텐츠도 최근 출시돼 현장에서 적용 중이다. 국내 VR 콘텐츠 업체인 무버는 환자의 동의하에 실제 수술 장면을 촬영한 수술실 체험 영상을 내놨다. 수술 부위뿐 아니라 현장 내 의료진들의 동선까지 파악 가능한 영상은 의사 교육용으로 제작됐다.
콘텐츠가 이처럼 다양해지자 아예 VR 기기에 인터넷을 연결해 콘텐츠를 검색하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기어VR용 삼성 인터넷'은 기어VR 전용 웹 브라우저로 착용한 상태에서 음성이나 스크린 키보드, 또는 시선을 통해 메뉴를 선택하는 '게이즈(Gaze) 모드'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점차 늘어나는 VR 콘텐츠를 한 번에 찾아볼 수 있어 더욱 편리하게 감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VR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VR 시장 분석업체인 트랙티카는 오는 2017년까지는 VR 시장에서 콘텐츠 비중이 1/3정도지만 2020년에는 전체 시장의 2/3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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