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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중국의 '굴기'에 밀려 동북아에서 입지가 약화됐던 일본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을 계기로 꺼져가던 중국과의 패권경쟁의 흐름을 바꿀 만한 강력한 동력을 장착하게 됐다. 꺼져가던 '아베노믹스'의 불씨를 살릴 절호의 기회도 맞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TPP 타결의 최대 승자 중 한 명"이라며 아베 총리는 이번 협상 타결로 '아베노믹스'가 아직 물 건너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한편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자 중국의 대항마로서 21세기 일본의 역할을 확립하려는 전략적 목표에 다가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최근 집단자위권 행사 허용으로 미일 안보동맹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린 데 이어 TPP 협상까지 매듭지으면서 경제·안보 양면에서 미국과 협공을 통한 중국 견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과 미국의 주도로 자유와 민주주의, 기본적 인권, 법의 지배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함께 아시아·태평양에 자유와 번영의 바다를 구축할 것"이라며 TPP를 통한 중국 견제를 시사했다.
시장 개방과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 확대로 아베노믹스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일본경제연구센터 등의 분석을 인용, 비관세장벽 완화 등의 효과를 포함하면 TPP는 오는 2025년까지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12조엔 증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일본이 12개 회원국 가운데 TPP의 경제 효과를 가장 크게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도 일본의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업계가 TPP의 최대 수혜자라고 강조했다.
다만 집권 자민당 내부에서는 TPP가 아베 정권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보 관련 법안에 이어 TPP 타결을 위한 농축산물 시장 개방까지 강행한 아베 정권의 '독불장군식' 국정 운영이 내년 참의원 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