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사상 처음으로 주식의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물론 은행의 정기예금금리까지 추월하고 있다. 기업들의 배당확대를 독려하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효과에 힘입어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금 총액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고, 배당수익률 역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에는 미국의 금리인상 등 출구 전략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미국 대선까지 겹치는 등 대외 변동성이 심한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배당주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6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기업의 배당금액은 지난해 16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18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에는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에 힘입어 배당금 규모가 20조원을 돌파하며 3년 연속 사상 최대치 경신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상장기업들의 배당수익률도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권사들은 코스피 우량기업들로 구성된 코스피200지수에 포함된 상장사들의 올해 배당수익률이 최고 1.61%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1.5%)는 물론 시중 은행들의 1년 정기예금금리(1.30~1.80%)도 일부 웃도는 수준이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1.5%)를 넘는 수준으로 이러한 추세가 중장기적으로 계속될 경우 주식시장에는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국내 기업들의 주주이익 환원정책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중금리의 추세적 상승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리보다 배당 매력이 높아진 현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적극적인 배당확대 정책은 앞으로도 배당주 전성시대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배당을 늘리는 기업에게 세제혜택을 지원하는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비롯해 배당수익에 대한 소득세 감면을 골자로 한 '배당소득 증대 세제'와 '공기업 배당성향 40% 목표 제시' 등 다양한 배당 장려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기업들도 잇따라 배당확대에 동참하고 있는 만큼 상장사들의 배당수익률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적극적인 배당정책은 기업 가치를 끌어올림으로써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실제 꾸준히 배당을 늘려온 기업들의 주가는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을 웃돌았고, 반대로 배당이 줄어든 기업들은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양해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이 배당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잉여자금을 주주에게 돌려줄 수 있을 정도로 영업활동이 잘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영업활동이 잘 된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어서 배당은 주가의 방향성과도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배당 확대의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과 종목으로 공기업이나 은행, 통신 등 전통적인 배당주와 더불어 최근 벌어들인 이익을 배당을 통해 주주들에게 돌려주고 있는 전자·자동차 계열 대기업과 지주회사들을 추천했다.
/김현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