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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양육' 펴낸 홍순범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아이 칭찬할 땐 구체적으로 늘 관찰·공부하는 부모돼야"


"주말에 자녀들과 놀러 갈 때는 가급적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보세요.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교통 정체에 따른 짜증도 피하고 옆자리에 앉은 자녀의 얼굴을 보며 얘기를 나눌 수 있어 한층 가까워질 수 있죠."

각종 육아 서적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최근 한 소아정신과 의사가 쓴 '만능양육'이라는 책이 관심을 끌고 있다.

저자인 홍순범(사진)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한 달에 상담 건수만 400여건에 달할 정도로 바쁜 의사다. 이런 그가 짬을 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짧은 시간에 좀 더 많은 부모들에게 올바른 '양육 노하우'를 전파하고 싶어서다. 홍 교수는 "자녀의 정신발달 시기는 크게 3단계로 나뉘며 각 단계별 키워드만 잘 알아둬도 올바른 양육을 할 준비는 된 것"이라며 "만 1~2세까지의 유아기는 '애착'이,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고학년까지의 어린이기는 '훈육'이, 중고등학생의 청소년기는 '자립'이 양육의 목표"라고 말했다.

아이의 정서가 형성되는 유아기의 경우 주의해야 할 것이 산모의 우울증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기에게도 신뢰와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만큼 우울증상이 있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초등학생의 경우 자기 주도적 사고를 갖출 수 있도록 옆에서 보조역할을 잘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학원을 선택할 때도 여러 종류의 학원의 장·단점에 대해 설명한 후 아이에게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 시기에는 칭찬만 잘해줘도 아이의 자존감을 많이 높여줄 수 있다. 홍 교수는 "'착하다' '똑똑하다' 등의 단순한 자질에 대한 칭찬을 남발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가급적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표현을 사용해 칭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어려운 시험을 잘 봤을 때는 "어려운 문제였는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답을 구해냈구나"라고 말하고 동생에게 장난감을 양보했을 때는 "너도 갖고 놀고 싶었을 텐데 동생에게 양보하다니 참 착할 일을 했다"라는 식으로 얘기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적합한 칭찬거리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결정적 순간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기다리는 사진사처럼 아이를 관찰하며 호시탐탐 칭찬할 기회를 노려야 한다"며 "청소년기는 아이와 가능한 많은 대화를 하며 훈육자가 아닌 동반자·협력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독일에서도 '부모면허증'이라는 책이 출판되기도 했다"며 "'양육은 저절로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운전을 잘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서 운전면허증을 따듯 자녀를 잘 기르기 위해서는 양육면허를 딸 정도의 각오로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대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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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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