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Hot 이슈] 삼성전자, 아우디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

"미래 먹거리는 車 부품"… 삼성, 그룹 차원서 사업 속도내나



삼성전자는 그동안 소규모로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벌여왔다. 아우디 같은 글로벌 완성차에 대한 메모리반도체 공급이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 이유다.

더욱이 이번 공급은 삼성전자의 차량용 반도체 사업 확대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삼성전자가 삼성그룹 내 최대이자 핵심 계열사라는 점에서 그룹 전체의 차량용 부품 사업 진출 속도가 한층 빨라지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은 LG그룹과 마찬가지로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자동차 부품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어왔지만 움직임은 그다지 활발하지 않았다. LG는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에 따라 일찌감치 차량용 부품 사업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시켰다. 반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생산기업으로 거듭난 삼성은 모바일에 주력할 필요가 있었다.

현재까지 삼성의 차 부품 사업은 삼성SDI가 홀로 분투해왔다.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소형 리튬이온전지를 생산하던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면서 글로벌 완성차와의 공급계약을 속속 따내고 있다. BMW·아우디·폭스바겐·크라이슬러 등은 물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발돋움하는 중국의 현지 브랜드 사이에서도 삼성SDI 배터리 적용이 확산하고 있다.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매출이 올해 5,000억원대에서 내년 1조원을 넘기며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이에 비하면 삼성 내 다른 전자계열사들은 아직 차 부품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지 않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말 신사업 추진팀을 만들어 차량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카메라모듈·무선충전장치 같은 부품을 개발하고 있으나 실적은 미미하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담당한 삼성디스플레이도 각 사업부에서 제품 개발을 진행하는 정도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의 전자 계열사들은 최근 몇년간 스마트폰에 필요한 부품 물량을 대기에도 빠듯해 자동차 부품 사업에 팔 걷고 나설 여유가 없었다"며 "대개 2013년을 전후로 제품 개발을 시작했고 차량용 부품이 대개 3~4년간 검증을 받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이나 내후년께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올 듯하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차량용 부품 사업에 대한 그룹 차원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조짐도 보인다. 삼성SDI의 사업 재편이 대표적 사례다. 삼성SDI는 올 8월 삼성정밀화학으로부터 배터리 소재사업을 187억원에 넘겨받으며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집중 육성구조를 갖췄다. 다시 지난달에는 케미칼 사업과 삼성의 화학계열사 지분을 롯데그룹에 매각하며 2조5,000억원이 넘는 투자용 실탄도 확보했다.

여기에 삼성전자까지 차량용 반도체 공급 사실을 밝히면서 이제 관련 업계는 차량용 부품 사업에 대한 삼성의 다음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당장 관건은 연말 임원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차량용 부품 사업에 관한 컨트롤타워 혹은 구심점이 탄생할지 여부다. LG의 경우 LG전자 자동차 부품(VC) 사업본부와 LG화학을 중심으로 급속히 차량용 부품 사업을 키우고 있다. 관련 업계는 삼성전자가 장차 그룹 내 자동차 부품 사령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자동차 부품 사업을 전담할 조직을 설치한다는 전망도 꾸준히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량용 부품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주시하는 기조는 맞지만 전담 조직까지 설치할 정도로 구체적인 사업 확대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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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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