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프레지던츠컵] 대니 리, 스피스·존슨 잡고 '에이스 킬러' 될까

8일 포섬 5경기… 마지막 매치서 격돌









"미국팀 5번째 매치 주자는 조던 스피스와 더스틴 존슨입니다."

7일 프레지던츠컵(미국-세계연합 남자프로골프 대항전) 대회장인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의 기자회견실. 미국팀 단장인 제이 하스의 입에서 스피스와 존슨의 이름이 한꺼번에 나오자 장내가 술렁였다. 예상 못 한 조합이었다. 세계랭킹 1위 스피스와 세계 8위 존슨은 6월 메이저대회 US 오픈에서 드라마를 쓴 사이. 마지막 날 마지막 홀 4m 이글 기회를 잡은 존슨은 2퍼트 버디만 해도 연장에 갈 수 있었으나 3퍼트 파로 스피스에게 우승을 내줘야 했다. 스피스는 2002년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13년 만에 마스터스-US 오픈 연속 제패라는 대기록을 썼다.

프레지던츠컵 본 경기 첫날인 8일에는 한 팀 2명이 공 한 개를 번갈아 치는 포섬 5경기가 벌어진다. 미국팀 에이스 스피스의 짝으로는 패트릭 리드가 유력해 보였다. 스피스와 리드는 지난해 라이더컵(유럽과의 대항전)에서 2승1무를 거둔 기록이 있어서였다. 하지만 미국팀은 리드를 2번째 매치에 맷 쿠차와 함께 집어넣었고 '퍼트 귀신' 스피스와 '장타 괴물' 존슨을 짝지었다. 스피스는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라운드당 퍼트 수 최소 1위(27.82개)가 말해주듯 퍼트를 가장 잘하는 선수이고 드라이버 샷 하면 존슨이다. 평균 317.7야드로 1위를 찍었다. 하스 단장은 "스피스와 존슨은 최근 거의 동시에 내게 문자를 보내 같은 조를 원한다고 밝혔다"며 "리드는 다음 경기에라도 스피스와 같은 조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2주간 고민 끝에 5개 매치 조합을 짜냈다"고 말했다.

미국팀 최강 듀오와 싸울 세계연합팀 주자는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와 호주의 마크 레시먼이다. 세계연합팀 단장 닉 프라이스가 먼저 5번째 매치 주인공을 발표한 뒤 미국팀이 마지막으로 스피스·존슨 카드를 꺼냈다. 대니 리와 레시먼은 같은 오세아니아 지역을 연고로 한다는 점 외에도 PGA 투어에서 성공하기 이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를 거쳤다는 독특한 공통점이 있다. 대니 리는 2009~2011년 국내에서 5개 대회를 뛰었고 레시먼은 2006~2007년 11개 대회에 나왔다. 2006년 지산리조트 오픈에서 우승까지 했다.

객관적 열세인 대니 리·레시먼 조가 첫날 스피스 조를 드러눕히는 이변을 연출한다면 17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세계연합팀에 승점 1점 이상의 엄청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울에서 태어나 8세 때 이민 간 대니 리는 한국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7일 "집에 온 기분이다. 이 느낌이 경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팬들이 미국팀이 아닌 세계연합팀을 응원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일한 한국 국적인 배상문이 첫날 명단에서 빠지면서 프레지던츠컵 첫 출전인 대니 리에게 쏠리는 관심은 더욱 커졌다. 배상문은 샬 슈워즐(남아공)과 조를 이뤄 첫날부터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슈워즐이 바이러스성 감염 증세를 호소하면서 덩달아 제외됐다. 대니 리는 7월 그린브라이어 클래식에서 PGA 투어 데뷔 첫 승을 올리고 열흘 전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투어 챔피언십에서 스피스에 이어 공동 2위를 하는 등 상승세가 가파르다. 그는 "7월 존디어 클래식 때 1벌타 탓에 스피스와의 연장에 못 갔다. 팀 경기이기는 하지만 스피스와의 대결은 재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연합팀 에이스인 세계 2위 제이슨 데이(호주)는 스티븐 보디치(호주)와 같은 조로 필 미컬슨·잭 존슨 조와 맞붙는다. 미컬슨은 프레지던츠컵·라이더컵 총 20회 출전을 자랑하는 베테랑. 프레지던츠컵 역대 성적은 20승11무16패다. 포섬 성적은 10승3무6패. 데이는 프레지던츠컵에 두 차례 출전해 4승2무4패를 했다. 포섬에서는 2무2패로 이겨본 적이 없다. /인천=양준호기자 migu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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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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