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서울경제TV] 블랙프라이데이 일주일… 엇갈리는 시각


[앵커]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지난 1일부터 시작한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오늘로 일주일을 맞이했습니다. 유통업계의 매출 상승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와 그저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친다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보도국 양한나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벌써 일주일째인데요. 소비가 좀 진작됐습니까?

[기자]

네, 업계 이야기를 종합하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웃렛 등 유통업체 전반에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특히 백화점의 매출은 대폭 늘어났습다.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기간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의 매출 신장률이 20% 이상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블랙프라이데이에 동참하지 않았던 해외명품 브랜드까지 두자릿수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해외명품 매출은 작년보다 23.5% 증가했습니다. 메르스 사태 이후 7~9월, 롯데백화점의 해외명품 브랜드 매출 신장률이 작년 대비 8.3%였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수준입니다.

[앵커]

네, 정부는 소비진작 효과가 나타났다며 내년부터 블랙프라이데이를 연례 행사로 만들겠다고 하던데 정작 소비자들은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게 없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경우 블랙프라데이의 할인폭은 70%에서 최대 90%에 육박하는 수준인데 반해 한국에서는 평균 30%의 할인율을 적용해 기존 백화점 정기세일과 다를 바가 없다는 불만이 나옵니다.

미국은 이 기간 제조업체가 세일을 주도하기 때문에 원가에 가까운 수준으로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유통업체가 주도를 하기 때문에 최대한 할인을 실시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백화점의 경우 직영 매장보다는 임대 매장이 대부분이라 할인을 하면 할수록 백화점 입점업체만 죽어나는 꼴이라 큰 폭의 할인을 기대하기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재벌 맞춤형 판촉 행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입니다.



또 미국에서는 TV와 냉장고, 에어컨과 같은 고가 제품을 원가에 가깝게 파는 반면, 우리나라는 세일 품목도 이월상품과 같이 기존에 있던 할인행사를 마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상품인 것처럼 둔갑시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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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입장에서도 당황스러운 것은 유통업체의 행사 제품이 온라인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같은 상품보다 더 비싼 경우도 빈번해 말들이 많습니다.

실상이 이런대도 정부는 내수진작 효과가 있다며 정례화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요, 정부는 우선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의 실상부터 제대로 파악하고 유통업체와 입점업체,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개선책을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처럼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어설픈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본뜨겠다고는 했으나 우리의 사정이 미국과 다르다는 점을 간과하기 때문입니다. 충분한 사전 준비와 조치가 필요한데, 정부에서 졸속으로 추진한 탓에 여기 저기서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이 행사를 지난달 중순부터 한달간 준비됐는데요, 이는 원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코리아 그랜드세일’의 연장선에서 곧바로 추진을 시킨 탓입니다. 정부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유통업체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행사에 참여하며 거품 할인으로 소비자를 현혹시키며 각종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소비를 늘리고자 강행하면서, 행사 기간에만 할인률에 유혹돼 마구잡이 쇼핑에 나섰다가 행사가 끝난 후엔 소비를 하지 않아 10월이 지난 후 갑작스레 소비절벽이 오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제기되는 실정입니다.

업계 역시 매출 증가가 통상 있는 가을 정기 세일과 맞물려 가을겨울용 의류 매출이 일시적으로 늘어났을 뿐, 블랙프라이데이의 효과는 아니다라는 의견이 나오고, 국경절 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으로 인한 일시적 효과라는 분석도 내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말은 같은 블랙프라이데이지만 한국과 미국 두 곳에서 각기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 같네요. 빗발치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유통업계가 추가 세일에 나선다면서요

[기자]

네. 먼저 롯데백화점이 내일부터 18일까지 테팔,필립스 등 인기 브랜드 40여개를 코리아 그랜드 세일에 참여시키고, 패션·리빙브랜드 70여개의 세일율을 기존보다 10~20%포인트 더 높이겠다고 합니다. 특히 마진을 남기지 않을 정도로 가격을 낮췄다는 ‘노마진’ 상품전도 마련했습니다.

신세계 백화점도 14일까지 편집숍에 입점한 브랜드의 할인율을 최대 20%포인트 더 높이겠다고 하고요. 현대백화점은 18일까지 르카프, 케이스위스등 50여개 브랜드의 세일율을 10~20%포인트 더 추가하는 등 행사에 나설 예정입니다.

양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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