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베네수엘라 현금은 도둑도 안 훔친다?"

살인적 인플레에 화폐가치 폭락… 1년새 7분의1 수준

살인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베네수엘라 화폐가치가 폭락하면서 도둑들도 현금을 외면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볼리바르화는 1년 전 1달러당 100볼리바르에서 최근 700볼리바르까지 치솟았다. 불과 1년 새 돈 가치가 7분의1 수준으로 급락한 셈이다. NYT는 볼리바르화가 제대된 된 화폐 역할을 못 하는 것은 국민들이 베네수엘라 정부와 경제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저버렸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이 159%에 달하고 경제성장률은 -1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가뜩이나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마당에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까지 겹쳐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

한달치 최저임금인 7,421볼리바르는 실제 10.60달러(1만1,900원)에 불과했으며 현지 레스토랑에서 두 사람이 저녁 한 끼를 먹으려면 3만볼리바르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얀색 페인트 1갤런 값은 1주일도 안 돼 6,000볼리바르에서 1만2,000볼리바르로 두 배 뛰었고 자동차보험사들은 부품 가격 급등으로 보험 만기를 6개월로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들도 회사를 떠나 암시장으로 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사람들은 암시장에서 옥수수 가루나 기저귀 등 생필품을 팔면 월급보다 3~4배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전 베네수엘라 중앙은행 총재인 루트 크리보이는 "돈이 넘쳐나는데 돈이 없는 것은 정부가 발 빠른 화폐개혁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며 "사람들이 1년 전에 샀던 똑같은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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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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