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미스터피자, 해외 엑소더스 성공?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5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국내 시장 환경 악화로 성장이 크게 꺾였던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 업체 MPK가 최근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앞으로의 중국 사업 전망에 대해서도 시장에서는 이구동성으로 장밋빛 미래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지난 9월 한강인터트레이드를 인수하며 신규 사업 진출을 선언한 것을 두고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MPK 본사 전경.<BR><BR>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MPK 본사 전경.



최근 MPK가 주식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주가와 거래량이 동시에 ‘레벨업’했기 때문이다. MPK는 지난 9월 23일 30%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일 평균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전과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평소 거래량이 수십만 주에 불과했던 MPK 주식은 9월 23일부터 1,000만 주 이상 거래되는 날이 많아졌다.

시야를 더 넓혀 MPK가 코스닥에 상장된 2007년 7월부터 살펴보면 주가 동향에 좀 더 거시적인 움직임이 눈에 띈다. MPK 주가 움직임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처음 감지된 건 2013년 3월의 일이다. 같은 해 7월까지 주가와 거래량을 한 번 띄워놓고 휴지기에 들었던 MPK 주가는 지난해 5월 폭발하며 마침내 큰 시세를 만들어냈다. 이후 올해 10월부터는 월 평균 거래량이 2억 주를 넘어서며 MPK의 주식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 사상 최대 실적에서 바닥으로

심심하기 그지없었던 MPK 주가가 2013년 3월 작은 일탈을 선보인 건 중국 사업 이슈의 영향이 컸다. 오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2013년 당시부터 MPK의 중국 사업 이슈가 크게 부각되기 시작했어요. 국내에서 성장이 꺾인 MPK가 중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노라고 선언하면서 중국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됐던 게 이유입니다.”

MPK는 국내 외식산업의 발달, 입맛 서구화 등의 훈풍을 타고 1990년대 이후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미스터피자’ 브랜드로 2008년 국내 피자시장 1위 업체에 이름을 올린 MPK는 2009년 국내 피자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하는 등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12년을 기점으로 실적이 급속히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의 관심이 빠르게 식기 시작했다. 시장점유율 1위 유지와 꾸준한 가맹점 수 확대에도 불구하고 외식 메뉴의 다양화, 중저가 피자 브랜드의 확산, 경쟁 격화 등으로 성장이 꺾이기 시작한 것이 MPK 실적 악화의 원인이었다. 2012년 매출 1,776억 원, 영업이익 90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MPK는 다음 해인 2013년 영업이익이 절반 이하(32억 원)로 떨어지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지난해에는 이보다 더 줄어든 1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 중국 사업 성과 나타나



일찍이 국내 시장 환경 악화를 예상했던 MPK는 이미 2000년부터 해외시장 진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MPK는 실적이 최고점을 찍은 2012년에 이미 중국에 25개, 미국에 2개 매장을 운영 중이었다. 중국은 2000년에, 미국은 2007년에 첫 매장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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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MPK는 중국 상하이에 미스터피자 상하이 1호점을 열며 중국 사업에서 승부를 보겠노라고 선언했다. 이는 이전 미스터피자 매장들이 베이징을 중심으로 한 화북지역에 몰려 있었던 데 비해 이제는 상하이를 중심으로 하는 화동지역으로 세를 넓히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같은 해 9월 MPK는 중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진잉(金鷹)그룹과 손잡고 중국 상하이 법인 MPS를 양사 동일 지분의 합자 형태로 변경해 주목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과의 협업으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퍼졌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올해 1분기, 중국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중국 시장 진출 15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사업에서 경상이익 흑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이었다. MPK는 1분기에 이어 2, 3분기에도 연이어 중국사업 흑자를 기록하며 올해 3분기까지 총 15억 원의 경상이익 흑자를 냈다.

이번 3분기까지의 중국사업 성적을 들여다보면 비교적 최근에 진출한 상하지 지역에서의 성과가 특히 눈에 띈다. MPK는 중국시장을 2000년 설립한 베이징법인 MPB와 2013년 설립한 상하이법인 MPS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의 매출액을 전년 동기와 비교해 보면 MPB가 48.2%, MPS가 301.2%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MPS가 뒤늦게 진출한 만큼 전체 규모에서 밀려 매출액(253억 원)은 MPB(409억 원)보다 적지만 성장률 측면에선 MPB에 비해 훨씬 높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오소민 연구원은 말한다. “MPS와 MPB는 운영상의 차이가 있습니다. 상해법인인 MPS는 지분에 진잉그룹이라는 중국 로컬 업체를 참여시켜 입지 선택이나 자금 조달 등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직영 위주로 매장이 구성돼 있어서 관리도 잘되고요. 반면 MPB는 MPK와 주변 관계자들로만 지분 구성이 돼 있는 데다, 매장 구성도 가맹점 위주라 운영이나 영업 효율 면에서 MPS보다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전체적인 상황은 지켜봐야

현재까지 시장에 나와 있는 증권사 보고서들을 보면 MPK의 중국사업 전망을 두고 굉장히 긍정적인 시각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오 연구원은 말한다. “MPS가 워낙에 잘돼서 그렇지 MPB도 못하고 있는 건 아니거든요. 가맹점 위주의 운영이라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데, 이제 매장 수가 많아지면서 그 모자랐던 부분이 채워지고 있어요. 게다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광저우 쪽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보니, 앞으로 중국 쪽에서 나올 실적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MPK 전체 전망에 관해선 판단을 보류하는 분위기다. 지난 9월 MPK가 수입 화장품 유통업을 주력으로 하는 한강인터트레이드를 인수하면서 신규 사업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신규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전체적인 판단 역시 쉽게 내릴 수 없다는 의견이다.

오 연구원은 덧붙인다. “단기적으로는 호재예요. 한강인터트레이드가 해외 일부 화장품 브랜드의 국내 유통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 보니,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거든요. 연결 재무제표에 잡히는 실적이 좋아진다는 말이죠. 하지만 아주 낙관적으로만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 한강인터트레이드가 수입 화장품 유통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이다 보니 중국에서의 성공 가능성이나 MPK와의 영업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 부호가 붙어요. 쉽게 예단할 수 없는 부분이죠.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하 박스 기사>

◇ MPK는?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코스닥 상장 기업이다. 피자 전문점인 미스터피자, 수제 머핀 & 커피 전문점인 마노핀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김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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