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2015 한국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부문 대상, 부산 S주택

햇빛·노을·빗소리까지 집안으로 끌어들여

3. 부산S주택 - 북서측 전경
북측 진입로에서 바라본 부산 S주택 전경. 단순한 입면으로 단정하게 자리 잡은 주택 뒤쪽으로 소나무 숲과 바닷가가 위치한다.
부산S주택 중정
1층부터 2층까지 열린 중정에서 바라본 1층 거실. 햇빛과 비 등 자연을 주택 내부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내부의 숨통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황준
설계자 황준 황준도시건축사사무소 소장

부산 강서구 신호동의 바닷가와 접한 단독주택지. 바닷가 가장 가까운 지역에 파란 하늘과 초록 소나무를 배경으로 2층 주택이 서 있다. 햇빛 아래 하얗게 빛을 발하며 서 있던 주택에서는 땅거미가 지는 시간부터는 은은한 노란빛이 새어나온다. 바로 한국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부문 대상을 수상한 부산 'S주택'이다.

설계자인 황준 황준도시건축사사무소 소장은 설계 의도에 대해 "단순한 입면과 절제된 인테리어로 꾸몄다"며 "주변 환경에 맞춰 변화를 수용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주택은 건축주 부부와 세 자녀를 위해 설계됐다. 건축주의 요구는 단 세 가지였다. '흰색의 외벽'과 '1층에 방 하나, 2층에 방 3개', 그리고 '실내 주차장'이었다.

주택의 남측 전면에는 방파제, 산책로, 그리고 바다에 면한 소나무 숲이 있다. 또 동측으로는 철새보호구역이 있어 온전한 자연으로 둘러싸인 모양이다. 대지가 정남향의 직사각형 모양이어서 건물은 정남향으로 배치됐다. 건물로의 진입은 도로가 있는 북측에서 하며 건물 전체는 바닷가 쪽인 남쪽으로 최대한 밀어 넣었다.

1층에는 거실, 식당, 주방, 손님방, 화장실, 실내 주차장이 있다. 1층 바닥은 외부 바닥보다 900㎜ 높게 설계해 산책로에서 산책하는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내부를 보호했으며 천장고를 2.7m로 일반적인 층고보다 약간 높게 지어 개방감을 높였다. 2층은 부부 침실, 자녀방 2개, 화장실 2개가 위치한다.

주택의 1층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긴 통로를 통해 손님방과 중정을 지나 거실에 도달한다. 왼쪽은 부엌과 다용도실, 오른쪽은 거실로 둘 다 남쪽 벽면에 걸쳐진 창문을 통해 바닷가 쪽으로 시야가 열린다. 2층으로 올라가서 남쪽에 배치된 자녀방에 들어서면 바닷가와 지평선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침실, 식당, 거실 등 주 활동공간을 모두 정남향으로 배치했다. 나머지 보조공간인 화장실, 샤워실, 세면실, 현관 등은 모두 북측에 위치한다. 이는 건물 중앙에 도입한 2개의 중정(안마당)을 통해 가능했다. 중정 하나는 오른쪽에 1층부터 2층까지 걸쳐 열려 있으며 다른 하나는 왼쪽에 2층의 안방과 자녀방 사이의 테라스형 중정이다. 이들 중정을 통해 각 방과 거실에서의 환기가 수월할 뿐 아니라 빛이 내부까지 화사하게 유입된다.

건축주 이우석씨는 "우리 집은 비가 내리는 날에 더 운치가 있다"며 "마침 한국건축문화대상 심사위원들이 방문했을 때 비가 온 것이 좋은 결과를 낸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러한 비 내리는 날의 운치는 비의 소리와 냄새, 그리고 움직임까지 모두 담아내는 두 개의 중정 덕분이라는 게 황 소장의 설명이다.



"2개의 중정 흔쾌히 수락한 건축주 만난 게 행운"

설계자 황준 황준도시건축사사무소 소장

"사실 건축상에 작품을 내본 것은 처음인데 이처럼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쁩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욱 더 정진할 생각입니다."

황준(사진) 황준도시건축사사무소 소장은 서울 서초동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황 소장은 이번 작품에서 일단 좋은 건축주를 만났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었다고 회고했다. 건축주가 자신이 가져간 설계안에 대해 단번에 '오케이'하는 경우는 열에 한둘 뿐인데 건축주인 이우석 씨는 흔쾌히 받아들였다는 것. 중정을 2개나 도입한 것은 건축주가 동의했기에 가능했다. 그는 "아무래도 중정은 비는 공간이다 보니 일반적인 주택 경험으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며 "하지만 일단 중정이 들어서면 안방, 거실, 복도에서 보는 느낌이 다 달라지면서 주거 경험이 풍성해진다"고 말했다. 인테리어와 가구의 콘셉트 통일로 주택의 완성도를 높인 것도 건축주와 설계자의 신뢰가 있었던 덕분이다.

황 소장은 "전적으로 건축가에게 맡기는 게 쉽지 않지만 그만큼 일관된 구성이 가능하며 실제로 완공 후 만족도도 높다"며 "10년 전에 작업한 성북동 주택도 리노베이션을 위해 방문했는데 건축주가 처음 그대로 해달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현장 감리에 대한 책 '건축설계 시공감리자를 위한 시공감리 핸드북'을 냈을 정도로 현장 중심적인 설계자다. 이번 부산 S주택의 공사 기간인 1년 동안 서울과 부산을 40여 번 오갔다. 황 소장은 "스위스의 건축가 피터 줌터는 집에서 한 시간 거리의 프로젝트만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르 꼬르뷔제는 60세의 나이에도 현장에 자주 왔다 갔다 하는 열정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사람이 거주하는 주택은 매우 세심하게 다뤄져야 하며 따라서 최소 100장 이상의 꼼꼼한 도면이 필요하다"며 "특히 평면부터 마감, 전구 스위치까지 모두 콘셉트를 잡고 가기 때문에 도면과 도면 이상의 것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선 꾸준한 현장 방문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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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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