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유가 떨어지자… 중국 기업 '미국 셰일' 야금야금

유가 하락 영향 인수가 낮아져

중국 기업들이 국제유가 하락을 틈타 미국 셰일 업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상하이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이자 부동산 개발업체인 '얀타이신차오인더스트리'는 투자회사인 '닝보딩량후이퉁 에쿼티인베스트먼트센터'와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텍사스 유전 두 곳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투자규모는 13억달러로 미 외국투자위원회로부터 투자 승인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인수 유전은 텍사스주 서부 하워드카운티와 보든카운티에 위치했으며 지금은 각각 톨시티익스플로레이션과 플라이머스페트롤리엄이 보유하고 있다. 이들 유전이 자리 잡은 퍼미안베이신 지역은 미국 내 최대 셰일원유 생산지 가운데 하나다. 시추 단가가 낮고 시장 접근성이 우수해 최근 유가 하락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다른 곳의 중소 셰일 업체들이 파산하는 와중에도 이들 지역의 탐사ㆍ생산기업들은 올 들어 50억달러어치의 신주를 발행했다.

WSJ는 "중국 기업들은 북미 지역의 에너지 자산을 매입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왔다"며 "특히 최근 공급과잉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수가격까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유전ㆍ천연가스 산업은 국영기업이 독점하고 있고 정부 규제로 민간기업의 진출이 거의 불가능하다.

또 내수시장이 위축되자 중국 기업이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도 이번 유전 인수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중국의 금 소매업체인 '골드리프주얼리'가 텍사스주의 'ERG 리소시스'를 6억6,500만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의 미 셰일 자산 매입이 본격화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미 정부가 '석유 무기화' 차원에서 중국의 에너지 자산 매입을 까다롭게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정부는 셰일혁명 등에 힘입어 '에너지 독립국' 지위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40년째 원유수출을 막고 있다. 한편 얀타이는 주로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면서 전자부품도 일부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억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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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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