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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6승 1무로 24년 만에 우승컵을 거머쥔 독일 국가대표 축구팀과 2013년 아메리카컵 요트대회에서 1대 8로 지고 있다가 '막판 뒤집기'로 9대 8까지 역전한 오라클 USA팀. 이 두 팀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경기력을 향상 시켰다는 공통점이 있다.
독일 대표팀은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를 혼합해 훈련 계획과 선수 체력 관리, 성적 분석 등을 했다. 오라클 USA팀은 요트에 400개 이상의 센서로 풍향·풍속·돛대상태·배의 움직임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분석된 자료는 요트와 선수들에게 부착된 디바이스를 통해 '선수별 맞춤 정보'를 제공했다.
이처럼 최근 스포츠와 IoT 접목 성공 사례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한국도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원장 서병조)은 오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비해 쇼트트랙과 컬링 2개 동계종목에 IoT 기술을 활용한 실증사업을 지난 7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우선 쇼트트랙의 경우 각 선수들에게 선수용 센서를 부착하고, 경기장에는 위치 인지 센서와 동작분석시스템 등을 설치한다. 이렇게 되면 각 선수 별 주행궤도와 구간별 기록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
경기 중인 선수가 갑자기 지쳐 속도가 줄었다든지, 반대로 너무 흥분을 해 '오버 페이스'가 되진 않았는지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하는 것이다. 각 코너에서 선수들이 취하는 '코너워크' 자세가 흐트러지지는 않았는지 역시 볼 수 있다.
또 선수용 센서에서 발생하는 선수별 실시간 위치정보와 트랙블록 위치정보, 선수의 주행동작 및 자세 데이터 등은 클라우드에 저장돼 있다가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 등 모바일 디바이스로 전송된다. 이를 통해 코치와 감독이 맞춤형 분석 결과를 받아볼 수 있는 것이다.
컬링은 센서 적용이 쇼트트랙과 다른 방식이다. 컬링 선수의 딜리버리(맨 처음 컬링 스톤을 바닥에 놓고 밀어 경기를 시작하는 행위) 자세와 스톤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 이에 따라 어떻게 스톤을 드로우(빗자루 모양의 솔로 스톤의 이동을 돕는 것) 해야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스톤 내부나 솔에 센서를 장착하는 방법 등이 검토 되는 중이다.
한국정보화진흥은 하계 종목인 요트에도 IoT 실증 적용을 위한 테스트 역시 진행하고 있다.
박상현 정보화진흥원 IoT 기획팀장은 "기존의 전통적인 훈련 시스템으로도 우수한 성적이 나오기도 하지만, 독일과 미국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선진국들도 점차 '스포츠 IoT'에 관심을 보내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또 "IoT 스포츠는 또 한국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경기종목에서 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제2의 김연아, 박태환 선수가 나오는 데 IoT가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보화진흥원은 실증 사업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스포츠개발원, 대한체육회 등과 협력해 올해 12월 말까지 동계올림픽 전 종목으로 확산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