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조원 가까운 자금이 몰리면서 큰 인기를 끈 국내 채권혼합형펀드의 수익률이 연말로 갈수록 악화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이 조만간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채권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해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채권혼합형펀드에 들어온 자금은 5조3,316억원으로 지난해 유입액(1조2,474억원)의 4배에 달했다. 펀드별로는 'KB가치배당40자(채혼)C클래스'에 1조4,429억원이 들어오면서 가장 많은 자금 유입을 보였고 'KB퇴직연금배당40자(채혼)C (7,424억원)'와 '메리츠코리아[채혼]종류C (6,429억원)' 등에도 5,000억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채권혼합형펀드에 자금이 몰린 이유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자 은행금리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증가한 때문이다. 이 펀드는 주식형보다 안전하고 채권형보다 수익성이 높은 투자 대안으로 꼽혔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채권혼합형펀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12월 금리인상이 유력해지면서 수익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최근 6개월 기준 채권혼합형펀드 수익률은 -1.19%로 같은 기간 채권형펀드(0.75%)의 수익률을 밑돌고 있다. 특히 최근 3개월 수익률은 주식형펀드(3.86%)와 채권형펀드(0.21%) 등이 모두 플러스를 보였지만 채권혼합형은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예금 금리에도 수익률이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상과 더불어 국내 금리인하 기대감도 줄면서 당분간 국내 채권금리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채권혼합형펀드는 국내 채권금리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채권 부분에서 안정적 수익률을 확보했지만 내년 이후에는 채권금리의 추세 변화 가능성이 있어 주식에서 차별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 펀드 수익률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