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지난 1년 사이 분노지수가 가장 높아진 계층은 공화당을 지지하는 백인 여성으로 조사됐다. 공화당 지지자의 경우 예산을 둘러싼 의회 기능 마비에 가장 큰 분노를 느낀 반면 민주당 지지자는 비무장 흑인에 대한 경찰의 총격 사건에 크게 분노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은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성별로는 여성이, 인종별로는 백인이, 정당 지지자별로는 공화당원이 현 상황에 가장 분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NBC방송이 여론조사 회사인 서베이몽키, 남성잡지 에스콰이어와 공동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1년 전보다 분노지수가 상승했다고 답한 백인은 54%로 히스패닉(43%), 흑인(33%)보다 10%포인트 이상 많았다. 백인 응답자의 73%는 하루에 한 번 이상 화를 낸다고 답해 히스패닉(66%), 흑인(56%)을 앞섰다.
분노지수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높았다. 여성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53%가 현재 상황에 화가 나 있으며 남성은 이 비율이 44%였다. 특히 백인 여성의 분노 비율은 58%로 백인이 아닌 여성의 응답률(44%)보다 14% 포인트나 높았다.
정당지지율별로는 공화당 지지자의 '분노' 답변이 61%로 민주당 지지자들의 '분노' 답변(42%)보다 20%포인트가량 높았다.
공화당 지지자는 예산을 둘러싼 여야 간 대립 등으로 촉발된 의회 기능 마비(80%)에 분노를 느낀다고 답했고 대량 소비자 사기 사건(80%), 비무장 흑인에 대한 경찰의 총격 사건(65%)에도 분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는 비무장 흑인에 대한 경찰의 총격 사건(84%), 잇따른 소비자 사기 사건(83%), 2016년 대통령선거에 5억 달러 이상의 정치자금을 낼 억만장자들의 행태(80%) 순으로 분노를 느꼈다.
백인들은 히스패닉 인구 증가, 과거 성폭행 추문이 불거진 코미디언 빌 코스비에 대해 분노했고 히스패닉은 기후변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흑인들의 분노는 경찰의 흑인에 대한 폭력에 집중됐다. 특히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드림'에 대해서도 미국인의 52%는 더 이상 진실이 아니라고 답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아메리칸드림에 대한 비관론은 은퇴를 앞둔 45∼64세 연령대에서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