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양

[인사이드 스토리] 3개월새 1조 넘게 사들여… 부영을 종합레저그룹으로

■ 이중근 부영 회장, 멈출 줄 모르는 부동산 매입 행보 왜?

삼성생명 사옥·테마파크 부지서 리조트·수도권 골프장까지 인수

풍부한 유동성 앞세워 적극 투자

이중근 부영 회장


이중근(사진) 부영 회장의 부동산 매입 행보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본관 등 불과 3개월 새 4건의 크고 작은 부동산을 매입한 것이다. 인수 금액만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부영은 이날 서울 세종대로(옛 태평로) 삼성생명 사옥 매각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984년 준공된 삼성생명 본관은 지하5층, 지상25층에 연면적 8만 7,000㎡ 규모로, 삼성그룹을 상징하는 건물 중 하나다. 이번 매매가는 5,000억원대 후반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종 계약은 올해 3·4분기 내에 완료될 예정이다.

부영의 삼성생명 사옥 인수는 이 회장이 최근 벌이고 있는 부동산 매집의 연장선에 있다.

지난해 10월 부영은 송도 대우자동차판매부지를 3,150억원에 매입했다. 송도 대우자판부지는 인천 연수구 옥련동·동춘동 일대 53만8,600㎡ 도시개발사업부지와 49만9,575㎡ 테마파크 부지로 구성됐다.

이 회장은 이어 강원 태백 오투리조트도 인수했다.

부영은 오투리조트 매각입찰에 단독으로 신청했고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가 오투리조트 매각을 위한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가는 법원이 제시한 청산가치 782억원에 결정됐다.

부동산 인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수도권 골프장 인수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말 법원은 부영주택으로의 매각이 포함된 '마에스트로CC' 회생계획안을 강제 인가하기로 결정했다. 법원의 강제인가 결정에 따라 부영주택은 수도권 소재 골프장 인수라는 숙원 사업을 달성하게 됐다.

부영주택은 마에스트로CC 인수금액으로 이미 900억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에스트로CC는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18홀 회원제 골프장으로 서울 강남권에서 50~60㎞ 정도 떨어져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최근 3개월 동안 4건의 부동산을 인수하는 데 쓴 돈만 1조원이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영그룹은 총자산이 16조원이 넘는데다 이 회장 자산도 1조5,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부동산 매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의 잇따른 매입에 대해 업계에서는 부영이 건설사에서 종합레저그룹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부영은 제주에서 중문관광단지 주상절리 인근 부지(29만3,900㎡)에 총 1,380개 객실 규모의 호텔 4개동 건립을 추진 중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과 중구 소공동 일대에서도 각각 49층, 27층 높이의 호텔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제주 호텔 개발과 함께 태백 오투리조트, 송도 대우자판부지 테마파크, 수도권 골프장 등을 인수하거나 개발하는 동시에 현재 운영 중인 무주 덕유산리조트까지 합쳐 거대 레저그룹의 기반을 닦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 같은 행보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생명 본관 인수는 임차인을 채워야 하는 등 리스크가 제법 크다는 점에서 다소 의외라"며 "부동산 매입이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영현·권경원기자 y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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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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