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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갤러리] 박광수 '숲에서 사라진 남자'
입력2016.01.11 20:43:34
수정
2016.01.11 20:43:34
| 박광수 '숲에서 사라진 남자', 종이에 잉크, 2015년작 /사진제공=금호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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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들어간 남자는 어느 결에 숲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울창한 나무 숲 사이에서 길을 잃어버린 것인지 아니면 대자연의 일부로 스며들듯 숨어들어 버린 것인지는 보는 사람이 해석하기 나름이겠다. 화려한 색도 뚜렷한 형태도 없어 그림이 밋밋하다 싶으면 숲으로 사라져버린 남자를 쫓는 '숨은 그림 찾기'로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시계를 들고 재빨리 사라지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토끼 같은 사내의 등과 두 다리가 보인다. 사람의 윤곽이 주변 나무들에 뒤덮여 사라질 듯하면서도 분명하다는 점에서 작가의 탁월함을 엿볼 수 있다. 2014년부터 이 같은 '어두운 숲' 연작을 그려오는 작가는 직접 나무젓가락에 스폰지를 끼워 만든 자신만의 수제펜으로 작업한다. 짧고 굵은 수백 수천 개의 검은 선으로 이뤄낸 숲은 자연의 장엄함을 그린 것이지만, 종이에 선 긋기라는 단순한 행위를 반복한 작가의 노고가 더욱 숙연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서울 삼청로 금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6 금호영아티스트'전에 이 그림이 걸려 있다. 2월14일까지. (02)720-5114
-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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