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조5,000억원·산은 3조원·기업은행 1조원·한전 2조원 펀드 조성
무인기·자율주행차·고급소비재 등 육성해 산업 고도화
태양광 등 이용 개인이 생산한 전기 일정 구역 내 이웃에 판매 허용
정부가 무인기와 자율주행자동차·로봇 등의 분야에서 우리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8조5,000억원에 달하는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에너지신산업 확산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개인이 생산한 전기를 이웃에게 판매할 수 있게 하는 등 규제도 과감히 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6년 업무계획’를 경기도 판교 차바이오 컴플렉스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산업부는 올해 ‘신성장동력 창출을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과감한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석유화학과 정유·섬유·조선·철강 등 그동안 우리 경제를 이끌었던 주력산업들이 산업 환경 변화와 글로벌 경쟁 심화로 불거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산업 고도화를 위해 산업부와 중소기업청이 2조5,0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하고 한국전력도 에너지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2조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기업투자촉진프로그램을 통해 3조원, 기업은행도 1조원 규모의 금융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산업부는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산업과 고급소비재·에너지신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배터리 경량화와 충전소 확충을 통해 미래형 자동차인 전기차 기술과 인프라를 확충하고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카메라와 센서 등 핵심 부품 국산화에 나선다. 산업용 무인기(드론) 산업이 발전할 수 있게 비행허가구역도 확대한다. 지능형로봇과·웨어러블디바이스·스마트홈 기술개발과 시장 조성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향후 커지는 중국 내수시장 등을 공략하기 위해 화장품과 식료품, 헬스케어·의료기기 등 고급소비재·바이오헬스 산업도 육성한다.
진입 규제를 개선해 에너지신산업의 저변도 넓히기로 했다. 태양광 등 소규모 분산형 전원을 보유한 프로슈머(전기 생산·소비 모두 가능한 소비자)는 생산한 전력을 전력거래소나 한전에만 팔 수 있었는데, 전기사업법을 개정해 일정 구역 내에 이웃에게 판매할 수 있게 한다. 이와 함께 전기차 충전사업자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충전된 전력의 재판매도 허용할 계획이다.
늙어가는 주력산업의 사업 재편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올해 중국발 공급과잉에 허덕이는 유화·철강은 상반기 산업구조조정협의체를 만들어 국내 대형업체들의 설비와 공급과잉 현황 등을 담은 분석보고서를 내기로 했다. 보고서를 매개로 각 업체가 국내 경쟁업체들의 상황을 반영하며 설비와 생산조절에 자발적으로 나서라는 의미다. 아직 신흥국보다 경쟁력이 앞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민간을 중심으로 61조원(반도체 41조원·디스플레이 14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후발주자를 따돌리는 전략을 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