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145조 中 시장에 韓 비중 0.7%… FTA·한류로 식품 수출길 뚤어야

[K푸드 아시안 벨트 만들자] <1>중국은 '제1의 내수시장'

韓, 對中 식품수출 태국·인니의 5분1도 못미쳐

고품질·합리적 가격에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

경쟁력 앞서는 가공식품으로 중산층시장 공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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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중국 상하이 중심가에 자리한 고급 수입식품 매장 시티슈퍼에서 한 현지인이 한국산 면류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상하이=이상훈기자


올해 초 찾은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 중심가 환무 광장에 위치한 고급 수입식품 매장 '시티슈퍼'. 월급이 최소 1만위안(대략 180만원)이 넘는 중산층이 주로 이용한다는 이 매장은 쇼핑객이 몰리는 퇴근시간 전인데도 전 세계에서 들여온 프리미엄 식품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언뜻 봐도 족히 3,300㎡(1,000평)는 돼보이는 이 매장에서 한국산은 단연 인기다. 시티슈퍼의 월 매출 50만위안(약 9,000만원) 가운데 20%인 10만위안(1,800만원)이 바로 한국산 제품에서 나온다. 각종 우유를 비롯해 라면·떡볶이·소면·고추장·간장·조미김 등은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속한다. 수워이빈 시티슈퍼 과장은 "한국산은 중국산보다 비싸지만 고품질 대비 가격대가 무난하고 해외 식품 특유의 이질감도 없어 인기가 높다"고 귀띔했다. 그는 "지난해 농협 등을 통해 고급 포도 등 과일과 각종 요구르트를 처음 들여왔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최근에는 한국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 도매상으로부터 직수입하는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연간 시장 규모가 1,000조원이 넘는 중국은 우리 식품의 최대 황금시장이다. 중국이 해마다 수입하는 농식품 규모만도 1,215억달러(2014년 기준)에 이른다. 한화로는 무려 145조원에 해당된다. 4년 전인 지난 2010년(719억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68.9% 증가한 것이다. 자국산 식품에 대한 신뢰 부족, 고품질 외국산 선호 등으로 엄청난 성장잠재력을 갖춘 중국을 제1의 내수시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전형진 박사는 "중국의 식품수입 시장에서 한국이 몇 년째 큰 변동 없이 정체 중"이라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 호재를 살려 한국산 식품의 위상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식품 수출 1위' 코앞인데, 중국 수입시장서 한국 비중 1%도 안 돼=우리 농식품의 대중 수출은 지난해 10억4,800만달러(잠정치)로 전체의 17.2%를 차지했다. 최근 5년 새 비중이 4% 가까이 늘었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부동의 1위 일본(19.1%)과의 점유율 격차도 1.9%포인트까지 좁혀져 올해 전체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국 식품수입 시장에서 한국산 비중은 고작 0.7%(2014년 기준)에 불과하다. 순위로는 20위다. 같은 아시아권인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만 해도 우리 수출의 5~6배에 이른다. 우리의 대중 농식품 수출이 늘고 있지만 폭발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비하면 성과는 아직 조족지혈이라는 얘기다. 다만 우리 식품에 대한 현지 인식은 호의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중국 성인 남녀 750명을 상대로 한 대면조사 결과 우리나라는 '선호하는 수입 농산품 국가'를 묻는 질문에 미국(14.3%), 덴마크(9.7%) 등을 제치고 1위(29.3%)를 기록했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

◇FTA, 한류 등 발판 시장 넓혀야=중국 수출에서 가공식품은 전체의 83%(2015년 기준)를 차지한다. 아무래도 과일·야채 등 농산품 위주의 신선식품은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쉽지 않다. 결국 가공식품 수출을 늘려야 하는데 FTA 발효는 기회가 되고 있다. 이상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중국 상하이지사장은 "중국에서 수출 2위 품목인 유자차는 20%인 관세가 15년간 철폐되고 라면과 조미김 등도 15%인 관세가 20년에 걸쳐 없어져 수출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금액 기준으로 100% 개방된 수산품의 경우 중국 생산이 많지 않고 제품의 질도 우리보다 못해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류를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미 드라마 등을 통해 고추장 등은 현지인이 거리낌 없이 찾는 품목이 됐다. 최호 대상식품유한공사 부장은 "다른 문화에 수용적인 1980~1990년대들이 식품에 대해서도 개방적"이라며 "이들을 중점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이상훈기자 sh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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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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