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지난해 요금 연체
20대 14만건·511억 달해 10대·30대보다 월등히 많아
장년층 이상 주로 쓴 알뜰폰 올 2040 가입비중 절반 육박
체납자 채무불이행 정보 등록… SKT "경제난 고려 즉시 중단"
최악 청년실업·수저계급론 타고 SNS선 '경제민주화' 화두로
통신요금 미납으로 신용등급이 추락한 20대 젊은 층이 다른 세대보다 많게는 두 배에 달하고 있다. 음성 통화보다 데이터 중심의 소비 성향을 보이고 있음에도 심각한 청년 실업에 따라 경제적 능력을 갖지 못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20~40대가 그동안 장년층 이상이 주로 쓰던 알뜰폰으로 몰리는 것으로 조사됐고, 이런 경제적 어려움을 반영하듯 트위터 상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동통신3사의 20대 휴대전화 이용요금 체납은 13만9,185건으로 금액으로는 511억6,100만원이다. 비슷한 연령대인 30대는 282억4,300만원의 8만8,950건이었으며, 10대는 80억2,100만원의 4만1,280건이다. 연체 건수와 액수에서 20대가 비슷한 연령대를 압도한 것이다.
이통사가 신용정보법에 근거해 요금을 받기 위해 미납자들을 곧바로 채무불이행자로 등록하는 조치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텔레콤의 경우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6만7,356명을 등록했고, 이 중 20% 정도인 1만1,492명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비 연체 정보를 신용등급에 반영하게 되면 10~20대가 타격을 받아 성인이 돼 신용불량 족쇄에 묶일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날 "통신비 체납에 대해 상식적인 선에서 조치를 취해 왔으나 젊은 층의 어려운 점을 감안해 통신요금 장기미납 고객의 채무불이행 정보 등록을 즉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기존에 등록된 채무불이행 고객정보도 삭제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신용거래의 건전한 질서 유지와 서비스 품질을 관리하려고 1년 넘게 체납했거나 100만원이상 요금을 미납한 고객에 한해 채무불이행 정보등록을 시행했지만 어려운 경제여건 등을 고려해 중단키로 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50분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등 파격적 요금제를 내놓은 우체국 알뜰폰에 20~40대 젊은 층 고객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우체국 알뜰폰 가입자 중 20~40대의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47.9%로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11.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좀 더 세분하면 20대는 6.5%, 30대는 18.1%, 40대는 23.3%였다. 우본의 한 관계자는 "노년층 또는 어린이들이 많이 쓰던 알뜰폰이 젊은 층에서도 통했다"고 말했다.우본은 평소보다 10배 이상 가입자가 몰리면서 인터넷 우체국에 문의 게시판(www.epost.go.kr/postphonecs.comm)을 신설해 통신사와 통화 연결이 잘 안 되는 고객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경제민주화가' 화제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트위터는 이날 다음소프트와 함께 지난 한주간 트위터 상에서 가장 이슈가 되었던 검색어가 '경제민주화'였다고 밝혔다. 이는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되면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측면도 있지만 양극화 심화에 따른 젊은 층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관심도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권대경·김지영기자 kw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