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응답하라, 열혈 골퍼들이여”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윈터樂 골프’ 서원밸리CC서 열려

최강 한파 이겨내며 골프산업 재도약 기원

제1회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서원밸리 윈터락 골프에 참가한 골퍼들이 19일 경기 시작 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경제 골프매거진<BR><BR>제1회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서원밸리 윈터락 골프에 참가한 골퍼들이 19일 경기 시작 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한국 골퍼들이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이라는 거, 옛 말 같아요. 날씨가 조금만 안 좋으면 예약 취소가 이어집니다.” 최근 경기 용인의 한 골프장 대표가 한숨을 내쉬며 한 말이다.


그 많던 열혈 골퍼들은 어디로 갔을까. 요즘 골프장은 일기예보에 울고 웃는다. 시간대별 기온까지 정교하게 알려주는 기상청 슈퍼컴퓨터와 골프 부킹 모바일 앱 덕분(?)에 골퍼들은 손쉽게 예약을 취소할 수 있다. 히터가 빵빵하게 작동하는 스크린골프는 24시간 골퍼들에게 손짓을 보낸다. 골프장 부킹이 어렵던 몇 년 전만 해도 골퍼들은 추우나 눈이 오나 동반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며 기어코 골프장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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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경기 파주의 서원밸리CC는 동장군과 맞선 골퍼들의 열정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이 마련한 엄동설한 라운드 이벤트 ‘제1회 윈터락(Winter樂) 골프’의 현장. 좋은 날씨에서만 즐기는 게 아니라 자연을 극복하는 스포츠라는 골프 본연의 정신을 일깨우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영하 15도의 올 최강 한파에 때때로 칼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이보다 훨씬 낮았지만 30여명의 참가자들은 겨울 골프만의 묘미를 즐겼다. 한 참가자의 볼이 얼어붙은 워터해저드로 향했다가 튀어나와 그린에 올라가자 환호와 탄성이 엇갈렸다. 반대로 그린에 떨어진 볼이 그린을 넘어가 타수를 손해 보는 일도 일쑤였다. 손바닥이 그립에 쩍 달라붙는 느낌이 들 정도의 강추위에도 표정만은 밝았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골프 업계 관계자들은 골퍼들의 생기가 사그러진 최근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한 골프장 직원은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같은 비용으로 최상의 만족을 얻으려는 생각 때문에 추위나 눈, 비가 예보되면 예약을 취소하는 일이 과거에 비해 늘었다”고 말했다. 골프용품 업계도 겨울이 더 추워진 건 마찬가지. A 업체 관계자는 “겨울철 할인 행사를 해도 반응이 시원치 않다”며 “골프클럽이 비치된 스크린골프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과 골퍼들의 고령화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번 행사를 공동 주최한 서원밸리CC의 오성배 사장은 “열혈 골퍼들이 늘어나면 정체 국면을 맞는 우리나라 골프산업의 재도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참가자들은 행사 후 이 같은 염원을 담아 한목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응답하라, 열혈 골퍼들이여!”
/파주=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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