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해 차량 판매액 기준으로 BMW를 처음으로 앞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S클래스' 등 고급 대형 세단 판매가 급증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차량 판매액이 실제 매출액과 연동된다는 점에서 벤츠가 영업이익에 이어 매출액까지 BMW를 앞질렀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가 공시하는 차량 판매 가격과 판매 대수를 이용해 지난해 차량 판매액을 분석한 결과 벤츠코리아가 4조977억원으로 BMW(3조6,417억원)보다 4,560억원 더 많았다.
벤츠의 차량 판매액은 1년 전보다 1조2,735억원(45%) 늘며 BMW(6,599억원)를 두배 웃돌았다.
벤츠와 BMW의 차량 판매액은 지난 2012년 BMW가 2조2,207억원으로 벤츠(1조5,447억원)보다 6,000억원 이상 많았다. 하지만 2014년 들어 1,700억원 차이로 격차가 크게 줄었고 지난해에는 벤츠가 오히려 더 많았다.
차량 판매액이 실제 매출과 완전 일치하지는 않는다. 딜러사의 할인 판매나 특별 프로모션 판매 등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년 매출액은 차량 판매액과 일정한 비율에서 연동된다. 현 상태로라면 벤츠코리아는 수입차 업체 최초로 3조원대 매출액을 기록하며 BMW를 처음으로 앞질렀을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 1위는 BMW였다. 판매량은 4만7,877대로 벤츠(4만6,994대)보다 판매량은 883대 더 많았다. 하지만 벤츠는 BMW보다 가격이 더 높은 대형 세단이 많아 차량 판매액에서 큰 차이가 나게 됐다.
실제로 평균 2억5,000만원하는 벤츠의 최고급 세단 마이바흐 S클래스는 지난해 949대가 판매되며 중국에 이어 2번째로 많았다. 벤츠의 E클래스 역시 1만8,750대가 판매됐다.
벤츠는 영업이익에서도 지난해 1,221억원으로 BMW(571억원)의 2배 수준이었다. 벤츠는 올해 1월 판매 상황이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연초 신형 SUV인 GLC와 GLE가 400대 이상 출고됐다. 최덕준 벤츠코리아 부사장은 "S클래스 대기 물량과 SUV 덕에 예상했던 것보다 개별소비세 혜택 종료에 따른 영향이 덜한 편"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은 기존 사장들과 달리 1위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며 "올해 벤츠와 BMW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