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나쁜 투자 피하는 기준-신성환 금융연구원장


좋은 투자란 무엇일까. 투자자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위험을 동반하되 이에 상응하는 예상수익을 가져다주는 투자로 대략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자마다 처한 상황과 조건은 모두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 상황에서 좋은 투자가 되기 위한 세부 사항들을 꼽는 일은 매우 복잡하고 난해하다. 따라서 좋은 투자가 무엇인가에 답하기보다 나쁜 투자를 피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모색하는 것이 더 실용적일 것이다. 나쁜 투자를 피하는 기준은 크게 네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과거의 수익이 미래에도 반복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100명이 동전을 5번 던질 경우 5번 모두 앞면이 나온 사람이 최소 1명 이상일 가능성은 96%에 달한다. 누군가 앞면이 5번 나왔다고 해 그 사람에게 동전 던지는 기술이 있다고 믿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동일한 논리가 금융상품에도 적용된다. 과거에 높은 수익이 난 금융상품이 미래에도 높은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근거가 매우 희박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래에 높은 수익을 실현할 가능성이 높은 금융상품을 고르는 것은 전문가의 영역임을 명심하는 것이 좋다.

둘째, 특정 지역이나 특정 업종 등에 국한된 투자는 되도록 피해야 한다. 투자 원칙을 논할 때 가장 오랜 기간 동안 가치가 인정되는 원칙은 아마도 분산투자일 것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최근까지도 과거에 수익이 높았던 지역·업종 등에 투자하도록 권유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는데 대표적인 상품이 브라질펀드·베트남펀드·중국펀드·특정그룹펀드 등이다. 하지만 결국 이들 상품이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겨다준 사실을 상기해보면 분산되지 않은 투자의 폐해를 쉽게 알 수 있다.

셋째, 소탐대실해서는 안 된다. 키코 등 과거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안긴 많은 금융상품은 투자자의 소탐대실 우려가 컸던 상품들이다. 이들 상품의 공통점은 은행 금리보다 약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경우에 따라서는 원금 대부분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공학자가 아닌 이상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있는 금융상품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이러한 상품들은 투자자가 쉽게 유혹을 느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금융회사가 눈에 보이지 않는 높은 수수료를 상품에 내재화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넷째, 수수료 누적 효과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많은 연구결과는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누적 투자 성과는 결국 시장 평균으로 수렴한다는 것을 보이고 있다. 이는 장기투자의 경우 결국 수수료가 최종 투자 성과의 성패를 판가름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개인연금·퇴직연금 등의 투자 시 높은 수수료를 수반하는 복잡한 구조의 상품에 투자하기보다 낮은 수수료 구조를 갖고 있는 단순한 대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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