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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소프트뱅크 등 IT 업계 투자 늘리며 공략 가속
제조업·식음료까지 글로벌 기업들 앞다퉈 진출
성장잠재력 무궁무진해 군침… 최근 外人 투자 35% 급증
철도·해상 운송량 침체… 印경제 통계 거품 가능성도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로 몰려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해온 중국의 경기침체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자 마지막 시장으로 불리는 인도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할 태세다. 인도 공략의 최전선에 선 것은 신시장 개척에 목마른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인도 정부에 매장 개설과 온라인 판매를 허용해달라고 신청했다. 매장 허가가 나면 인도에도 애플이 생산하는 스마트폰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애플스토어가 들어서게 된다. 애플스토어는 애플이 직접 운영하는 소매점으로 전 세계 단 16개 국가에만 진출해 있다. 애플스토어가 있다는 것은 곧 이 시장이 애플의 핵심 거점이라는 의미인 셈이다.
애플이 인도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인도 IT시장의 성장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애플의 인도 내 매출은 연간 10억달러로 시장 점유율이 2%에 못 미치며 인도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불과하다. 그만큼 고가 스마트폰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리서치 회사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지난해 인도에서 스마트폰 1억1,800만대가 팔렸으며 내년에는 1억7,000만여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도 인도를 중국 다음 타깃으로 삼았다. 우버는 최근 인도 대기업 타타로부터 1억달러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총 10억달러를 투자해 오는 3월까지 인도 내 서비스를 하루 100만건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 소프트뱅크도 지난 2014년 10월 인도 전자상거래 업체 '스냅딜'에 6억2,700만달러를 투자하면서 인도 스타트업 투자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인도 차량공유 업체 '올라', 호텔체인 'OYO룸스', 인터넷배달 서비스 '그로퍼스' 등에 총 1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전통 제조업과 식음료 기업들도 인도 투자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일본 혼다 등이 인도 공장 확장을 발표했고 초콜릿 생산 업체인 미국의 마스, 세계적 포장 업체인 영국의 렉샘 등도 현지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앞다툰 인도 러시로 인도의 외국인투자액은 2014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257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5.9%나 급증했다.
하지만 인도 경제에 대한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인도의 철도와 해상화물 운송량이 침체되고 시멘트 생산이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인도 경제의 통계가 부풀려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씨티은행 역시 지난해 4~11월 인도의 수출과 수입이 각각 18.5%, 17.2% 줄었다며 이는 글로벌 교역량보다 감소폭이 5% 이상 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인도의 과장된 성장률 통계를 감안하면 실제 성장률은 공식통계에 못 미치는 5~6%에 불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르샤바르단 네오티아 인도 상공회의소 회장은 "수출과 내수 모두에서 수요가 감소해 제조업 분야가 위축되고 있다"며 "투자와 구조개혁을 촉진할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