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시승기] 현대차 '아이오닉'…도요타 프리우스 "게 섯거라"

실제 주행서 연비 ℓ 당 19.0㎞나와

주행감 아쉽지만 연비·정숙성은 합격점

3월 출시 4세대 프리우스와 정면승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도심을 시원스레 질주하고 있다.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도심을 시원스레 질주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올 초 야심차게 내놓은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 일본 도요타의 ‘프리우스’를 겨냥해 선보인 차량이다. 국내 최초 친환경 전용 모델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아이오닉을 시승하기 전부터 전세계에서 350만대가 필린 프리우스와 어떤 차별점이 있을지 궁금했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우스의 아성을 넘어야 하는 숙명을 갖고 태어난 차량이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 파주·일산 일대의 자유로를 포함한 약 50km 구간을 아이오닉을 타고 달렸다. 후한 상금과 함께 연비왕을 뽑는 경연이 펼쳐진 시승행사였지만 평소 주행에서 얼마만큼 연비가 나오는지 궁금했기 때문에 연비주행을 포기했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 운전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하 주차장에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지하 주차장에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현대차가 공들여 출시한 첫 친환경차답게 아이오닉의 외관은 통통 튀는 개성을 지녔다.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되 현대차 특유의 생김새를 유지했다. 전면 그릴은 공기저항에 따라 열고 닫히는 ‘액티브 에어 플랩(Active Air Flap)’ 기술을 적용해 눈에 띈다. ‘신형 K5 하이브리드’에 장착된 것과 같다. 후면은 해치백과 왜건의 중간 형태를 지녔다. 특히 후면 유리를 더블 글라스로 구성해 독특함과 볼륨감을 극대화했다. 다만 더블 글라스는 운전 시 룸미러를 통해 후방을 주시할 때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는 단점이 있다.

내부 디자인은 기존 현대차에서 내놓은 차종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프리우스 내부처럼 계기판을 없앤 채 대시보드 상단 모니터를 확인해야 하는 낯선 느낌이나 독특한 기어박스 형태와 달리 역시 익숙하다. ‘미래자동차’라는 느낌보다 늘 타던 현대차를 운전하는 기분이 든다. 친환경 전용 모델로 출시된 차량이 너무 익숙한 느낌을 주는 것은 다소 아쉽다. ‘선구자’라는 뜻을 가진 프리우스를 위해 좀 더 특별함을 추구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길고 슬림한 대시보드에서 공간감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앞 뒤 공간은 넉넉하지만 문제는 높이다. 운전석과 뒷좌석에 탑승할 경우 키가 180㎝일 경우 머리가 천장이 닿는다.

아이오닉의 대시보드. 파란색으로 테두리를 둘러 미래 지향적인 느낌을 강조했다.아이오닉의 대시보드. 파란색으로 테두리를 둘러 미래 지향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시동을 걸고 주행을 시작하자 시속 30㎞ 이하에서는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하이브리드 차량답게 정숙한 주행감을 자랑한다. 아이오닉의 파워트레인은 1.6ℓ 105마력 카파 엔진과 43.5마력 전기모터, 6단 DCT를 맞물려 돌아간다. 시승 전 현대차 관계자로부터 가속 페달을 20~30%만 밟으면서 운전할 경우 연비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팁(Tip)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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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중심 설계와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등을 적용해 저속과 고속에서 모두 부드러운 승차감을 느끼며 달렸다. 자유로에 접어들어 가속을 시도했다. 신호등으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구간에서 ℓ당 21㎞를 유지하던 연비는 15㎞로 뚝 떨어졌다. 시승한 차량은 17인치 타이어를 장착해 공인연비가 ℓ당 20.2㎞인 차량이다.

자유로를 누비는 아이오닉.자유로를 누비는 아이오닉.


프리우스처럼 가속에 특화된 차량이 아니기 때문에 가속 응답성은 현격히 떨어진다. 엑셀을 끝까지 밟을 경우 ‘웅~’하는 소리와 한참 뒤 힘을 받는다. 이는 아이오닉의 문제만은 아니다. 신형 K5 하이브리드의 경우 운전하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 답답함을 다소 해소했지만 3세대 프리우스도 가속 때 힘에 부치는 것은 동일하다. 답답함을 느껴 기어 노브를 왼쪽으로 이동했다. 이렇게 하면 계기판에 붉은색으로 변하며 스피드 주행모드로 바뀐다. 차량은 훨씬 가벼운 느낌을 내며 시원하게 도로를 내달린다.

주행을 끝내고 계기판을 살펴보니 연비가 리터당 19.0㎞로 찍혀있었다. 시험삼아 한차례 풀엑셀을 밟지 않았다면 공인연비에 근접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한달 전 신형 K5 하이브리드 시승 당시 리터당 18.0㎞의 연비가 나왔었다. 이날 시승행사 참가자 중에는 실연비가 리터당 27~28㎞가 나온 이도 있었다. 50km 거리를 한시간 반 동안 연비주행해서 나온 기록이다.

아이오닉의 스포츠모드 통합 기어 노브.아이오닉의 스포츠모드 통합 기어 노브.


아이오닉과 프리우스의 본격 경쟁은 오는 3월 4세대 프리우스가 출시되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금까지 나온 아이오닉과 프리우스의 비교치는 구형 모델인 3세대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아이오닉의 올해 판매목표는 1만5,000대다.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이 연간 3만6,000대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다소 높은 목표치다.

아이오닉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전후방 주차보조 시스템,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 휴대폰 무선 충전 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장치가 탑재됐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I’ 트림 2,295만원 △‘I+’ 트림 2,395만원 △‘N’ 트림 2,495만원 △‘N+’ 트림 2,625만원 △‘Q’ 트림 2,755만원으로 책정됐다. 최초 구매 일반 개인 고객에게 배터리를 평생 보증해주는 ‘하이브리드 배터리 평생 보증’도 실시한다. /파주=박재원기자 wonderful@sed.co.kr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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