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정종섭 인터뷰] "국회 발목에 정부 꼼짝달싹 못해 20대 국회선 강력 지원세력 필요"

박근혜 정부 성공

국가개혁이 내 임무… 주민들 잘 판단해 줄 것

고교 동기 류성걸과는 선의의 경쟁 해야죠

정종섭 전 장관
/=연합뉴스


"오는 4·13 총선을 통해 강력한 정부 지원 세력을 국회에 구축해야 합니다. 총대를 메고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 내려왔습니다."

정종섭(사진)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22일 서울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국회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3년 동안 꼼짝달싹도 못 하고 있지 않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3일 예비후보로 등록한 정 전 장관이 출마 선언 이후 본격적인 언론 인터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전 장관은 여권 주류가 TK에 새로운 '친박 벨트'를 구축하기 위해 내려보낸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6인'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인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2월3일로 예정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친박계 핵심들이 대거 대구로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최근 대구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관련 사진을 담은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는 등 '연대정치'에 이미 시동을 건 상태다.

그럼에도 정 전 장관은 청와대와 대구 출마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는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계파정치를 둘러싼 소문을 부인하는 대신 그는 본인이 박근혜 정부와 철학을 공유하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그는 "진박이라는 용어는 나한테 쓰지 마라"며 선을 그은 뒤 "국가개혁을 이끌고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는 게 내 임무다. 이 정부를 위해 온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상관없다"는 말로 피해갔다.

그러면서도 여권 주류가 시도하고 있는 'TK 물갈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망설임 없는 어조로 힘을 보탰다.

정 전 장관은 "TK에 기반을 둔 19대 의원들이 어려운 십자가를 메줬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고 진단했다. TK의 현역들이 여의도와 TK를 잇는 가교역할을 못해내면서 국회 안에서의 파괴력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 말씀대로 국회 때문에 죽도 밥도 안 되고 있는데 장관이 아무리 열심히 하면 뭐하느냐"며 "개혁에는 늘 반(反)개혁 세력이 따라붙기 마련인데 20대 총선에서 이 부분을 대구 시민들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물론 정 전 장관도 심적인 부담감은 적지 않다. 그의 표현대로 철옹성 같은 지원 세력을 만들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지만 공교롭게도 당내 경쟁자가 경북고 동기이자 친유승민계(系)로 분류되는 류성걸 의원이기 때문이다.

정 전 장관은 "친구 사이인 류 의원을 직접 만나 '너만큼 고민을 많이 했는데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며 "주어진 임무를 생각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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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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