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김무성 인재등용? 예비후보에 물어보라



"언론인들이 게을러 인재를 소개하지 않는다"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말했다. 25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털어놓은 불만이다. 최근 들어 김 대표는 '인재영입' 없이도 상향식 공천으로 많은 '인재등용'이 이뤄졌다고 밝혀왔다.

김 대표가 '언론이 보도해주지 않는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낸 등용 사례는 부산 영도에서 그에게 도전장을 내민 최홍 전 ING자산운용 대표다. 김 대표에 따르면 "최 전 대표는 판자촌에서 할머니의 손에서 자라 금융사 사장까지 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경쟁자가 언론에 나오지를 않는다며 걱정했지만 언론이 최 전 대표를 보도하지 않은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김 대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카메라에 잡히는 자리에 나가고 또 잡힐 수밖에 없는 '거물'이다. 어느 쪽에 언론의 조명이 갈지는 자명하다.

김 대표는 지난 21일 안대희 전 대법관을 새누리당 최고위원으로 임명했다. 최고위원은 일주일에 두 차례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할 수 있는 자격을 갖는다. 김 대표는 안 전 대법관에게 언론의 조명을 받을 자리를 줬다. 안 전 대법관은 아직 경선을 준비하고 있는 서울 마포갑 예비후보다. 강승규 전 새누리당 의원, 김중하 전 신공덕동장, 안성열 삼덕회계법인 대표도 마포갑 예비후보다. 강 전 의원, 김 전 동장, 안 대표가 안 전 대법관에게 느끼는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터다.

김 대표의 '인재등용'이 '인재영입'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사람들은 궁금해한다. 궁금해할 수밖에 없다. 특정 후보에게 조명을 받는 자리를 내주고 다른 후보들을 외면하는 상향식 공천이 과거의 '인재영입' 공천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아서다. 김 대표는 25일 이렇게도 말했다. "좋은 인재들을 얼마든지 추천하면 교통정리를 할 수 있습니다. 교통정리라 함은 민주적 절차에 의해 그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안 전 대법관의 사례가 얼마나 민주적인 절차인지 마포갑 예비후보들에게 물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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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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