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서울 지하철 8호선서 초고속 인터넷 최초시연 성공... 올 하반기 상용화
기존보다 100배 빨라진 인터넷, 차량 하나당 30명 동시 동영상 시청가능
2년내 10Gbps로 향상시켜 KTX로 확대 계획
국내 연구진이 지하철에서 1Gbps(1초당 1기가비트) 속도의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지하철이나 KTX 등에서 수시로 끊기는 와이파이(WiFi)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28일 지하철에 구축된 기존 와이브로(WiBro) 기반의 이동무선 백홀 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100배 빠른 이동무선백홀(MHN) 기술을 세계 최초로 달리는 지하철에서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구간은 서울지하철 8호선 석촌-잠실-송파역이다. MHN기술은 정부의 5G(세대) 이동통신 개발사업의 하나로 미개척 주파수 대역인 30~300 GHz(기가헤르츠)의 밀리미터파를 사용한다.
김태중 ETRI 기가통신연구부장은 “올 하반기에 상용화가 이루어지면 세계 시장 선점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 봤다. ”이라며 “오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목표로 인천-평창간 고속열차에 적용, 외국인을 상대로 시범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한국의 ICT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관련 중소·중견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술은 지하철 터널 내부에 일정 간격으로 기지국 무선주파수 장비(라디오 유닛)를 설치한 뒤 차량 앞뒤칸에서 각각 500Mbps씩 데이터를 받아 총 1Gbps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차량내 객차마다 기가급 무선중계기(AP)를 달아 초고속 와이파이처럼 서비스를 제공한다. 열차가 총 10량이라면 각 량당 100Mbps가 지원된다. 동영상을 다운로드하기 위해선 약 3Mbps가 필요한데 객차당 동시에 30명 넘게 동영상을 다운로드 받아 시청에 아무 문제가 없게 된다.
기존에는 열차 내부의 와이파이 무선 공유기와 지상의 기지국 사이의 무선 구간을 와이브로 기반 이동무선 백홀로 연결, 고작 10Mbps(1초당 1메가비트) 정도의 속도를 제공해 왔다.
연구진은 앞으로 2년 내에 1Gbps를 10Gbps급으로 향상시키는 연구에 매진할 뜻을 밝혔다. 이를 통해 KTX처럼 고속이동중인 곳에서도 초고속 모바일 인터넷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전망이다. 이 과제는 ETRI가 주관기관을 맡았고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 SK텔레콤, 회명정보통신, 아트웨어, KMW 등 6개기관이 공동으로 연구한다. ETRI는 지난해 7월에도 차량 2대를 이용, 일반 국도에서 500Mbps급으로 동영상 전송을 1km 이상 끊김 없이 전송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김 부장은 “ETRI는 이번 기술과 관련 세계적 잠재시장이 오는 2017년부터 5년간 약 886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 기술은 지하철, KTX뿐 아니라 버스, 승용차, 선박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TRI 연구원들이 달리는 지하철내에서 데이터 전송속도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모니터에 인터넷 속도가 숫자로 표시되고 있다. /사진제공=ET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