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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분기 영업이익 6조원 시대를 열었던 삼성 스마트폰(IM부문)은 샤오미·화웨이 같은 후발주자의 거센 공격으로 2014년 3·4분기 1조7,500억원까지 주저앉았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반도체였다. 반도체는 지난해 3·4분기 사상 최대인 3조6,600억원의 이익을 내면서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끌었다. 명실상부한 구원투수였다.
그런 반도체의 이익이 지난해 4·4분기 2조8,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전분기 대비 23.49%나 빠졌다. 스마트폰과 반도체 양축에 적신호가 함께 켜진 것이다.
삼성전자가 변곡점에 섰다.
경영의 한 축을 담당하던 반도체는 내림세로 전환됐고 스마트폰 시장은 하락세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애플마저 어닝쇼크를 일으킬 정도다.
가전이 그나마 선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글로벌 경기침체와 후발업체의 공급과잉으로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나 그룹 차원에서 새 먹거리 발굴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28일 내놓은 지난해 4·4분기 실적은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종 이익은 6조1,400억원으로 집계됐지만 IM(-1,700억원)과 반도체(-8,600억원), 디스플레이(-6,300억원) 등 가전을 뺀 전 부문에서 전분기 대비 이익이 줄었다. IM과 반도체는 매출도 각각 6%와 3% 감소했다. IM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9.7%로 전년 대비 3.3%포인트나 내려갔다. 삼성이 애플을 꺾고 스마트폰 판매 1위에 올라도 안심하지 못하는 이유다.
올해는 더 어렵다. 지난해 1월 3.38달러였던 D램 가격은 현재 1.5달러 수준까지 왔고 연말에는 1.44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시장도 성장세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IDC 자료를 보면 2014년에 전년 대비 27.7% 성장했던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10%에 이어 올해는 7.4%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신흥국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도 악재다. 스마트폰 점유율이 가뜩이나 중국에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는데 전체 파이마저 쪼그라드는 이중 트랩에 빠진 셈이다. 삼성전자조차 "올해는 정보기술(IT) 업황 전체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결국 삼성이 살아남으려면 고부가가치나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높이는 것도 숙제지만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이나 의료기기, 그룹 차원에서 바이오 같은 신사업에 속도를 더 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