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코리아와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는 총 5개 조사 부문으로 나눠 ‘한국 국가대표 스타트업’ 선정 작업을 진행했다. 5개 부문은 각각 ‘벤처캐피털이 뽑은 유망 스타트업 톱10’,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원사가 뽑은 스타트업 톱10’, ‘투자 유치 액수가 많은 스타트업 톱10’, ‘넥스트 유니콘 톱4’, ‘해외 다운로드가 많은 스타트업 톱5’였다.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스타트업 기업 수는 총 33개. 그 가운데 마이리얼트립, 우아한형제들, 쏘카, 직방 등 4개 스타트업 기업은 2개 부문 이상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1. 벤처캐피털이 뽑은 유망 스타트업 톱10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 전문회사 또는 그 기업의 자본을 말한다. 벤처캐피털은 모험자본으로 불리기도 한다. 스타트업 기업에 담보 없이 투자하는 대신, 투자한 기업의 주식을 취하는 식으로 거래를 맺기 때문이다. 스타트업들이 영업이익을 낼 때까지 생존하는 확률이 대략 10%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벤처캐피털들은 매우 큰 리스크를 짊어지는 셈이다. 벤처캐피털의 목적이 ‘신기술 또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기업의 창업을 돕고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같은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
따라서 ‘벤처캐피털들이 뽑은 유망 스타트업 톱10’에 이름을 올린다는 건 스타트업 기업 입장에선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벤처캐피털들은 유망 스타트업 기업들을 선별해 내는 데 탁월한 눈을 가진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 기업을 찾아 효율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 매우 정교한 잣대를 들이댄다.
포춘코리아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추천한 7개 벤처캐피털에 ‘장래가 촉망되는 스타트업 기업 20개 안팎을 뽑아달라’고 요청했다. 7개 벤처캐피털들은 더벤처스, 매쉬업엔젤스, 본엔젤스, 빅베이슨 캐피털, 캡스톤 파트너스,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퓨처플레이 등이었다.
이들 7개 벤처캐피털이 보내 준 추천 스타트업 기업의 총 수는 118개였다. 포춘코리아는 이 중에서 중복으로 추천받은 기업들을 추려냈다. 처음 예상한 것과 달리 중복으로 추천받은 스타트업 기업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는 벤처캐피털들이 각 주체에 따라 다양한 기준과 잣대로 스타트업 기업들을 평가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어떤 벤처캐피털에겐 아주 유망한 스타트업 기업으로 평가받는 곳이라도 다른 벤처캐피털에겐 그리 매력적인 스타트업이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다. 포춘코리아는 이 같은 배경을 고려해 ‘벤처캐피털이 뽑은 유망 스타트업 톱10’에 별도의 순위를 매기지 않았다.
‘벤처캐피털이 뽑은 유망 스타트업 톱10’에는 2015년 창업한 스타트업 기업도 세 곳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의료데이터 분석 솔루션 개발 업체인 뷰노와 모바일 앱 ‘와홈’을 통해 가사 업무 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원라이프원테크놀로지, 바이탈 사인(Vital Sign) 측정을 위한 웨어러블 기기 개발 업체 휴이노가 그 주인공이었다. 특히 원라이프원테크놀로지는 우아한형제들, 잡플래닛 등과 함께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기업 중 한 곳이기도 했다.
2.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원사가 뽑은 스타트업 톱10‘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원사가 뽑은 스타트업 톱10’은 지난해 12월 8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한국인터넷협회가 공동 주최·주관한 ‘2015 인터넷기업인의 밤’ 행사에 참여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원사 기업인 2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선정했다. 2015 인터넷기업인의 밤 행사 인터넷 웹페이지를 이용해 온라인 투표로 진행했으며, 1인당 최대 5개 기업까지 투표할 수 있게 했다.
선정을 하는 당사자들이 인터넷기업 종사자들인 만큼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원사가 뽑은 스타트업 톱10’에는 팀블라인드, 피키캐스트 같은 온라인 이슈메이커들이 순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폐쇄형 소셜네트워킹 서비스업체인 팀블라인드는 최근 모 대기업의 인력 구조조정 문제를 처음 이슈화시켜 주목을 받았고, 모바일 콘텐츠 제작 및 제공 업체 피키캐스트는 콘텐츠의 질이나 수위 문제 등으로 스스로 이슈가 돼 온라인 유저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기업이다.
그 밖에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원사가 뽑은 스타트업 톱10’은 리스트에 오른 기업이 상위권과 하위권 기업으로 확연하게 구분돼 눈길을 끌었다. 상위권에 속한 기업은 90표 이상을 받은 쏘카, 팀블라인드, 레진엔터테인먼트, 피키캐스트 4개 기업이었다. 4위에 이름을 올린 피키캐스트(96표)는 5위에 이름을 올린 리디(58표)와 무려 38표나 차이가 나, 상위권 기업과 하위권 기업을 나누는 뚜렷한 경계 역할을 했다.
‘인터넷기업인들이 뽑은 최고의 스타트업 기업’ 1위 타이틀을 얻은 쏘카는 1위답게 특히 많은 득표 수로 시선을 모았다. 10위 기업인 8퍼센트가 33표를 얻은 반면 쏘카는 144표를 받아 군계일학의 성적을 뽐냈다. 2011년 창업한 쏘카는 대형 렌터카 업체들을 제치고 국내 1위 카셰어링 업체로 성장한 스타트업 기업으로, 이런 상징적인 배경이 투표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8퍼센트는 이번 조사에서 비록 10위에 그치긴 했지만, P2P(Person to Person)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으로 최근 세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8퍼센트는 ‘벤처캐피털이 뽑은 유망 스타트업 톱10’ 조사에서 몇몇 벤처캐피털들의 추천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3. 투자 유치 액수가 많은 스타트업 톱10‘투자 유치 액수가 많은 스타트업 톱10’은 언론을 통해 투자 유치 금액이 확인된 스타트업 기업들만을 대상으로 했다. 2013년부터 2015년 12월 현재까지 투자 유치가 확정된 건만 산입했고, 현재 진행 중인 건은 제외했다. 때문에 언론에 잘못된 정보를 흘린 스타트업이나, 조사 대상 시점 이후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의 경우 실제 내용과 차이가 날 수 있다.
‘투자 유치 액수가 많은 스타트업 톱10’ 1위 기업은 2015년 6월 일본의 소프트뱅크사로부터 한번에 10억 달러(1조 1,000억 원)를 유치 받은 쿠팡이 차지했다. 쿠팡은 압도적인 1위였다. 이전 투자 건까지 합치면 확인되는 투자 유치 금액만 1조 5,000억 원이 넘는다. ‘투자 유치 액수가 많은 스타트업 톱10’ 순위에 이름을 올린 나머지 9개 기업의 투자 유치 금액을 다 합해도 쿠팡이 투자받은 액수에 미치지 못할 정도다.
그 밖에도 ‘투자 유치 액수가 많은 스타트업 톱10’에서 확인할 수 있는 특징적인 면은 또 있었다. 쿠팡, 티켓몬스터,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빅3가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과 스타트업 중에선 비교적 연혁이 오래된 기업들이 이름을 많이 올렸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털이 뽑은 유망 스타트업 톱10’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원사가 뽑은 스타트업 톱10’에서는 업력이 5년 이상 된 기업(2011년 이전에 창업한 기업)이 각각 0개, 2개였지만, ‘투자 유치 액수가 많은 스타트업 톱10’에선 총 6개 기업이 5년이상 사업을 영위한 업체였다.
‘투자 유치 액수가 많은 스타트업 톱10’에 이름을 올린 기업 중에선 옐로 모바일이 특히 눈에 띄었다. 2012년 창업한 옐로 모바일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해 현재 휘하에 둔 법인만 80여 개에 이르는 ‘거대’ 스타트업 기업이다. 웬만한 대기업과 맞먹는 규모다. 하지만 옐로 모바일은 인수한 기업들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해 ‘인수합병 시너지 효과가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어 앞으로의 성과를 주목해 봐야 한다.
4. 넥스트 유니콘 톱4모든 스타트업 기업들의 꿈은 ‘유니콘’으로 수렴한다. 유니콘은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스타트업 기업을 말한다. 포춘코리아는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차세대 유니콘이 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선정해달라 요청했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는 쏘카, 우아한형제들, 미미박스, 직방을 유망 후보 기업으로 선정해 포춘코리아에 보내왔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은 말한다. “이들 네 개 스타트업은 공유경제(쏘카), 푸드테크(우아한형제들), 이커머스(미미박스), 콘텐츠(직방) 등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트업 기업들입니다. 이들의 가치를 알아보고 골드만삭스 같은 유명 해외 투자자들이 많은 투자 지원을 하기도 했고요. 이들은 향후 행보에 따라 충분히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들이라고 생각합니다.”
5. 해외 다운로드가 많은 스타트업 톱5‘해외 다운로드가 많은 스타트업 톱5’는 글로벌 모바일 앱 트렌드 분석 업체인 앱애니 App Annie에 자료를 요청해 만들어졌다. 포춘코리아는 앱애니로부터 받은 ‘해외 다운로드가 많은 한국 국적의 앱 개발사’ 리스트에서, 게임빌이나 네이버처럼 스타트업 기업으로 분류하기엔 너무 커버렸거나 업력이 오래된 기업들을 제외하고, 위에서 순서대로 5개 기업을 뽑아 ‘해외 다운로드가 많은 스타트업 톱5’를 선정했다.
선정된 업체는 레트리카 Retrica 셀카앱으로 터키, 이탈리아, 브라질 등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벤티케익Venticake, 동영상 플레이어인 MX Player로 유명한 J2 인터렉티브 J2 Interactive, 모바일 게임 전문업체 모비릭스 Mobirix, 캔디 카메라 앱을 만든 JP 브라더스 JP Brothers, 다양한 원빌드 게임을 만드는 SUD 등 5개 기업이다. 이들 중 벤티케익, J2 인터액티브, 모비릭스 등 3개 스타트업 기업은 다운로드 수를 기준으로 전 세계 앱 개발사 순위 100위 안에 드는 기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