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 日의 극약처방

은행 당좌예금에 -0.1% 적용… BOJ, 경기 부진에 깜짝 발표

닛케이 2.8% 급등·엔화값 급락


일본은행(BOJ)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연초부터 중국 경기둔화와 유가 하락의 여파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일본 경기와 물가 부진의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를 마이너스로 떨어뜨리는 고강도 추가 완화조치를 깜짝 발표하자 엔화가치는 단숨에 장중 달러당 121엔대까지 급락하고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지수가 3% 이상 치솟는 등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BOJ는 29일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주재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민간은행이 일본은행에 예치하는 당좌예금 일부에 다음달 16일부터 -0.1%의 금리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4년 10월 발표한 연간 80조엔(약 800조원) 규모의 양적완화는 지속된다. 이번 조치는 금융정책결정위원 9명 중 5명의 찬성과 4명의 반대로 결정됐다.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민간은행으로부터 예치하는 자금에 수수료를 매기는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도입하기는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BOJ가 두 번째다. 이 밖에 유럽에서는 스위스와 덴마크 중앙은행 등이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BOJ는 또 이날 회의에서 오는 4월 시작되는 2016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의 1.4%에서 0.8%로 하향 조정하고 아베 신조 정권 출범 당시 제시한 2% 물가상승 목표 달성 시기를 앞서 제시한 '2016회계연도 후반 무렵'에서 '2017회계연도 전반 무렵'으로 늦췄다. BOJ는 "앞으로 물가안정 목표 실현을 위해 필요한 경우 '양'과 '질' '금리'의 3차원으로 추가 금융완화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물가 추이에 따라 금융완화 정책의 수위를 한층 높일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날 BOJ의 발표 직후 달러당 118엔대에 머물던 엔화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121.40엔까지 급락했으며 닛케이지수는 2.8%나 급등했다.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0.09%까지 떨어져 사상 처음 0.1%를 밑돌았다.

한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위축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BOJ가 경기부양과 증시 견인을 위해 과감한 추가 완화정책을 내놓으면서 다른 중앙은행들이 받게 될 추가 완화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의 빌 애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BOJ의 공격적인 완화정책은 주요 중앙은행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완화 종료정책을 따를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신호"라며 "각국 국내 경제의 취약성으로 올해 미국 외 지역에서는 중앙은행들의 추가 완화정책 발표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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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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