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풀리지 않는 가뭄… 물관리 지금부터 해도 늦다

해가 바뀌어도 계속되는 가뭄으로 전국에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봄에 시작된 가뭄은 가을에 특히 심해져 일부 지역은 제한급수라는 비상조치까지 내려졌다. 이후에도 해갈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최근에는 강력한 한파까지 겹치면서 소방차 등을 이용해 물을 공급받는 지역이 산간과 섬마을을 중심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차량을 이용한 운반급수나 상수도 제한급수 등 비상급수가 이뤄지는 곳이 인천 옹진군 등을 포함해 4개 시군 119개 마을에 달한다. 비상급수를 받는 주민은 1만5,298명(7,667가구)으로 가을 가뭄이 극심했던 지난해 11월2일의 1만1,890명(5,987가구)에 비해 28% 늘었다. 한파로 상수도관이 터져 식수를 구하지 못하는 곳까지 포함하면 가뭄으로 고통받는 지역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가뭄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올봄에도 해갈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기상청이 국회에 보고한 강수량 전망을 보면 1년 중 가장 많은 비가 내리는 오는 6월 장마까지 기다려야 비로소 가뭄이 해소된다. 요즘 가뭄을 보면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과거에는 2~3년을 주기로 나타나던 가뭄이 최근 10년을 보면 거의 매년 나타나는 연례행사로 바뀌었다. 더구나 앞으로 10년 정도는 가뭄이 더 이어질 것이라는 장기 전망까지 나와 있다. 근본적인 가뭄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폐막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은 앞으로 10년 내 닥칠 가장 큰 위험으로 물 위기를 꼽았다. 다보스포럼은 "현재의 물 관리 체제를 바꾸지 않으면 물을 두고 도시와 농촌 거주민, 부자와 빈자, 국가와 국가 간 갈등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제라도 물 관리의 컨트롤타워를 정하고 하루빨리 종합적인 물 관리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물관리기본법이 이런 내용을 담고 있지만 부처 간 밥그릇 싸움과 정치권의 이해 부족 등으로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 국회의 책임이 막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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