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주류서 식료품까지 90% 땡처리… '홈플러스 대란' 왜

내달 회계결산 마감 앞두고 점포별 재고소진 품목 선정

매주 2000여개 할인 판매… 인터넷 최저가보다 싼 가격 덕

SNS 타고 정보 공유 활발


지난주 취업준비생 성현주(23·가명)씨는 집 근처 홈플러스 신도림점에서 각종 식료품을 쓸어담았다. 롯데제과의 2,000대의 '팜온더로드'를 590원에, 인터넷 최저가(1,540원)의 동원 짜장참치(100g)를 540원에 6개나 샀다. 반값 할인을 넘어선 대박 할인가에 성 씨는 물건들을 카트에 가득 담았지만 금액은 2만원 남짓이었다

홈플러스가 연초부터 땡처리 수준의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펼쳐 소비자가 들썩이고 있다. 블로그 등 SNS에서는 일명 '홈플 대란'으로 불리며 주류, 식품 등을 너무나 싼 가격에 '득템'했다는 글들이 전국적으로 끊임없이 올라온다. 이 행사는 홈플러스가 연초부터 일부 점포를 시작으로 각 점포마다 품목을 정해 싸게 파는 일종의 '도미노 할인전'이다. 점포별로 재고소진 차원에서 진행되는 행사여서 품목과 할인율도 상이하다. 업계에선 홈플러스가 MBK로 매각되면서 3월 회계결산 마감을 앞두고 수익 개선을 위해 최대한 재고를 떨어내려는 의도로 해석한다. 통상 대형마트 할인율이 10∼30%인데 반해 이번 행사는 특가품목에 한해 최대 90%까지 할인되고 있는데다 언론에도 알리지 않아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홈플 대란'은 주류에서 시작됐다. 지난달 21일 글렌피딕 15년(500㎖)과 맥켈란 12년(500㎖)을 50~80% 할인한 2만8,500원, 2만4,000원에 판매하자 온라인상에선 '위스키 대란'이란 말이 번졌다.

주류 블로그에서는 구매 제품을 나열하거나 부랴부랴 인근 매장을 들렀지만 이미 품절돼 발걸음을 돌렸다는 글들도 심심찮게 등장했다. 실제로 지난 30일 오후 찾은 홈플러스 합정점은 '행사상품'이라는 노란색 딱지가 붙은 주류 품목은 거의 매진된 상태였다. 매장에서 만난 이태섭(24)씨는 "대형마트를 즐겨 찾는 편이 아닌데 맥주를 파격가에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들렀다"고 말했다.

주류 대란은 소스, 냉동식품, 즉석식품, 과자 등 식료품으로 이어지고 있다. 농심 햇반(3개입)을 1,000원, 연세 고칼슘두유(16개입)를 4,000원, 대상 크리스피순살치킨(160g)을 1,000원, 다우니 1ℓ를 140원에 판매하는 등 인터넷 최저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어서 주부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와관련, 홈플러스 측은 "지난주부터 일부 점포에서 주류 취급 중단 품목의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며 "현재 400여개 해외 주류를 취급하고 있는데 그 중 신규 상품을 매대에 선보이기 위해 기존 제품 중 취급 중단 품목 중심으로 재고를 바짝 소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식료품 할인 역시 점포별로 알아서 매주 2,000여가지 제품을 특가품으로 정해 파격 할인가로 판매하고 있다"며 "품목 및 수량이 점포별로 제각각이라 일반적인 프로모션 행사로 알릴 수 없었는데 덕분에 홈플러스의 '확 싼 정신'이 재조명받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민정·신희철기자

je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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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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