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추락하는 원자재값 날개가 없다

中 수요감소·强달러 맞물려 원유·금·구리 등 줄줄이 하락









원유·금·구리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바닥 모를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원유 등 일부 원자재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최대 원자재 수요처인 중국의 경기침체로 수요감소와 공급과잉,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에 따른 달러화 강세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0.3% 떨어진 배럴당 45.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9년 3월 초 이후 최저 수준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WTI는 이달 들어 8.4%, 3·4분기 동안에만 24% 떨어졌다. 연초 대비로는 15% 이상 하락했다.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되는 가격이다. 영국 브렌트유도 올해 들어 15% 이상 떨어졌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지난주 원유 공급량이 400만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해 유가하락을 부추겼다. 다수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유 공급량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데 한 표를 던지고 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20달러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원자재도 같은 운명이다. 구리 가격도 3·4분기 들어 10.5% 떨어지면서 2009년 7월 이후 최저치(런던 금속거래소 기준)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알루미늄 가격은 6.7%, 은 가격은 6.8% 내렸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원자재 수요가 줄고 있어 금속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신흥국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안전자산인 금값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가격은 온스당 1,115.20달러로 전날보다 1.0% 떨어졌다. 금 가격은 올 9월 한 달간 1.5%, 3·4분기 들어 4.8%, 올해 들어서는 5.8% 내렸다. 특히 분기 기준으로 5분기 연속 하락하면서 1997년 이후 최장기 약세를 기록했다.

금값 하락을 이끈 것은 고용지표다. ADP리서치는 이날 미국의 9월 민간 부문 신규 고용 규모가 20만명이라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와 부합하거나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이 소식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층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금을 팔고 달러화를 사들였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가 없는 금의 투자가치가 떨어지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화 표시 자산의 수요는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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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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