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빗장 풀린 이란, 수출회복 모멘텀으로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2차관

사진_우태희차관

이란 수출 길이 열리고 있다. 제재에 따른 교역감소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2012년 우리의 이란 수출은 63억달러에 달했으나 2015년 38억달러로 대폭 줄어든 상태다. 정부는 베트남·인도·멕시코와 함께 이란을 4대 수출전략 시장으로 정하고 수출 확대에 매진할 계획이다.

이란 정부는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분야에만 오는 2020년까지 1,73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의 교역과 해외건설 수주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동안 투자가 미진했던 에너지와 인프라 분야의 프로젝트 발주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철강 등 제조업 분야 생산설비 개선과 확장에도 적극 나설 것이다. 특히 자동차 부품과 정보기술(IT) 장비, 의료기기와 가전제품·화장품 등 소비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양국은 어려운 여건에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필자가 지난해 8월 이란을 방문했을 때 이란 측은 이란·이라크 전쟁 중에도 철수하지 않았고 제재 기간에도 지사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우리 기업을 높이 평가했다. 제재 기간 중 외교부 장관, 국토부 장관 등 고위급의 이란 방문은 계속돼왔다. 이란 국민차 프로젝트도 대성공이었다. 한국의 프라이드는 1993년 반조립제품으로 수출한 이래 이란의 국민차로 자리매김했다. 삼성과 LG 가전제품은 웃돈을 주고라도 구매해야 하는 최고의 제품으로 통한다.

정부는 우리 기업의 이란 진출 물꼬를 트고자 우선 금융지원을 강화할 것이다. 저유가와 제재로 인해 재정이 좋지 않은 이란 발주기관들은 우리 기업들에 금융 조달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는 7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금융을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이란 현지 바이어의 자금 부족문제 해소를 위해 이란 소재 은행에 신용도 제공할 계획이다.

둘째, 이란과 교역 과정에서 발생하는 업계의 애로사항 해소에 전력을 다할 것이다.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건의해온 원화결제시스템을 유지하고 유로화 등 여타 통화 결제시스템 구축을 위해 미국 등과 적극 협의해나갈 것이다. 설명회와 간담회를 통해 업계와 소통이 끊이지 않게 하겠다. 1월25일에는 대금결제방식 등에 대한 기업 상담 처리를 위해 '이란 교역·투자 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셋째, 정부 간 소통을 강화하고 협력사업을 적극 발굴해나가겠다. 29일 이란 테헤란에서 10년 만에 개최되는 한·이란 경제 공동위를 계기로 양국 정부는 15건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협의한다. 테헤란에 1,0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건립하는 협력사업도 포함돼 있다. 정부가 이란 정부에 협력사업을 제안해 우리 기업이 참여할 사업을 선제적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이 그간 구축한 협력관계와 우리 기업이 갈고닦은 실력이 있기에 이란 시장은 수출부진을 타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공급과잉을 겪고 있는 조선·철강 등 주력업종이 다시 도약하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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