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청년에게만 온 2월의 졸업과 실업

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졸업식의 계절이다. 대학 졸업식 주인공들의 얼굴에는 미소와 걱정이 함께 그려져 있다. 취업한 청년이 아닌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이기 때문이다. 하늘의 별 따기라는 인턴 생활도 여러 개 경험했지만 인턴은 인턴일 뿐 정규직은 멀기만 하다.

역설적이게도 고용률도 오르고 실업률도 올랐다. 지난 2013~2015년 동안 청년 고용률은 39.7%에서 41.5%로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청년 실업률도 8%에서 9.2%로 상승했다. 2013~2015년 청년 취업자가 379만명에서 393만명으로 3.7% 증가했지만 청년 실업자는 33만명에서 40만명으로 21.2%나 증가했다. 청년 인구가 955만명에서 949만명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실업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일자리가 실업자를 만들었다. 일자리는 취업자를 만들지만 불안정한 일자리는 곧바로 실업자를 만든다. 2013·2014년 동안 청년에게 많은 일자리가 공급됐지만 안정성은 낮았다.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의 '양'을 늘렸지만 '질' 좋은 일자리는 아니었다. 청년인턴제, 시간제 일자리, 일·학습 병행제와 같은 일자리는 청년에게 단기간 동안 많은 일자리를 줬다. 취지는 좋았다. 그러나 그 일자리는 단기간에 실업자를 양산했다. 청년 취업자를 늘리려 했던 정책이 오히려 청년 실업자도 같이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했다.

청년에게 일자리의 '질'을 줘야 한다. 4개월 인턴 일자리가 아닌 40년 정규직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올해에는 산업구조 개편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퇴직자들이 급증할 마당에 청년들에게 주어질 일자리는 더욱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정년연장법이 시행되면서 청년에게 돌아갈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양질의 일자리는 투자가 선행될 때 가능하다. 투자 없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5명이 나눠 먹던 빵을 10명이 나눠 먹는 것과 마찬가지다. 투자는 빵을 두 배로 키우는 일이다. 결국 각자에게 돌아가는 빵은 유지된다.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고용 대책은 고용에 있는 것이 아니라 투자에 있다.

김광석 한양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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