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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 김의 뉴욕통신] 미국의 비공식 명절, 수퍼볼

줄리 김 뉴욕 맨해튼 컨설팅사 Do Dream 매니저(교육파트 총괄)

미국은 슈퍼볼 이야기로 이번주가 아직도 떠들썩하다. 슈퍼볼은 미국 프로미식축구(NFL)의 최강자를 가리는 결승전으로 지난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리바이스 경기장에서 열렸다. 슈퍼볼은 경기뿐 아니라 광고, 국가 선창과 하프타임 쇼가 놓칠 수 없는 볼거리이다. 또 슈퍼볼이 열리는 날은 다양한 기록을 볼 수 있어 매우 흥미진진하다.

미국인들이 이처럼 미식축구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4년 LA타임스에서 미식축구는 늘 싸울 준비를 갖춘 미국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는 글과 전쟁 게임이라고 표현된 글을 봤다. 각 팀이 전진하며 상대 팀의 땅을 빼앗는 경기방식이 마치 서부 개척시대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열광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미식축구는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로 1985년 이후 1위를 유지해왔다. 친구들이나 가족·친척이 모두 모여 경기를 함께 시청하며 파티를 열기 때문에 미국의 비공식적인 명절로도 불린다.

슈퍼볼은 따로 스폰서 기업을 두지 않고도 워낙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 TV광고료가 상상을 초월한다. 올해 슈퍼볼 광고는 30초에 최고 500만달러(약 60억원), 총광고액은 5억달러 (약 60조1,000억원)였다.

슈퍼볼 하프타임쇼는 경기장 인근 고등학교나 대학 밴드가 공연하지만 인기가 높아지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션의 공연을 볼 기회로 탈바꿈했다. 그간 마돈나, 마이클 잭슨, 휘트니 휴스턴, 롤링스톤스 등의 공연이 열렸으니 말이다. 올해는 50회를 맞아 더욱 특별해 레이디 가가가 국가를 부르고 비욘세, 콜드플레이, 브루노 마스가 무대에 오른 것은 단연코 화제였다. 현지 경기장에서 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만약 계획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저축을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올해 슈퍼볼50의 입장권 평균 가격은 4,957달러(약 600만원)였으며 경기를 관람하기 가장 좋은 인근 50야드(약 45.7m) 거리의 좌석은 2만500달러(약 2,500만원)였다.

미국에서 미식축구가 남자만 보는 스포츠라는 편견은 당연히 버려야 한다. 열광적인 여성팬도 많으며 관심이 별로 없어도 광고 때문에 보는 사람이 꽤 많다. 필자는 대학교 시절 '광고&마케팅' 수업에서 슈퍼볼 광고와 관련해 수업시간 내내 토론을 벌였던 열띤 분위기가 회상됐다. 이때 세계적 광고기업인 DDB뉴욕 최고경영자(CEO)였던 교수와 미국에서 제일기획의 광고를 디자인했던 한 교수의 수업에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거칠고 삭막한 광고현장을 경험했다.

다른 해 같았다면 지인들과 큰 파티를 열고 봤을 텐데 올해는 바빠서 조용히 보낸 것이 아쉬울 뿐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이미지와 가치를 표현하는 미식축구, 그 중 백미인 슈퍼볼을 내년에는 맘껏 즐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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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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