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 각별한 '펩시 사랑'

"만년 2위서 코카콜라 꺾은 혁신 배우자"

이번엔 펩시출신 마케팅 전문가 영입

"펩시에서 배워라."

삼성전자가 펩시 출신 마케팅 임원을 영입하며 펩시 출신 인재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이른바 'S급 인재'라면 출신 지역이나 회사를 가리지 않고 업계 최고 대우를 해가며 영입하는 게 삼성의 전통이지만 특히 펩시 출신에 대해서는 대접이 각별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펩시 출신 A 상무를 무선사업부에 영입해 웨어러블기기 마케팅 업무를 맡겼다.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에서 제2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웨어러블기기에 대한 마케팅은 기존 스마트폰과는 접근 방식이 달라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 아래 펩시 출신 임원을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펩시 사랑'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2008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코카콜라를 앞지른 만년 2등 펩시의 사례를 거론하며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당시 펩시는 콜라로 코카콜라와 경쟁해온 기존의 문법을 버리고 비탄산음료와 스낵 시장을 공략해 스위스 네슬레와 경쟁하는 종합 식음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반도체 이후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찾던 삼성전자에 펩시가 롤모델 역할을 했던 셈이다.

이어 2009년에는 그룹의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가 '만년 2등 기업 펩시의 대변신'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해 "펩시로부터 혁신을 배우자"는 메시지를 던졌고 이듬해인 2010년에는 펩시 부사장 출신의 랄프 산타나씨가 북미법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영입됐다. 이어 2012년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방한한 인드라 누이 펩시 회장과 직접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삼성의 입장에서 보면 반도체 이후 새로운 먹을거리를 고민했던 2008년과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현재의 상황에 유사한 측면이 있다"며 "삼성이 글로벌 기업의 노하우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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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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