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개성공단 기업 U턴 땐 정부지원 못받아 '역차별'

국내기업 간주 재창업 해당 안돼

공장부지·보조금 혜택 등서 제외

개성공단 기업들이 대체생산을 위해 국내로 되돌아오더라도 유턴기업(해외에서 국내로 복귀한 기업)이나 사업실패 후 재기하는 재창업기업에 해당이 안돼 이들 기업이 받는 보조금 등의 혜택은 받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자산동결 조치로 막대한 재산피해가 불가피한 개성공단 기업들로서는 역차별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한 상황이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14일 "해외 진출기업의 국내 복귀지원에 관한 법에는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관련한 규정이 없고 재창업지원도 폐업경험이 있어야 한다"며 "국내에 생산공장을 이전한다 해도 정부지원을 받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해외에 둔 생산시설을 철수하고 다시 국내에 생산시설을 짓는 유턴기업에 공장 부지와 설비·고용 등 다양한 세제혜택과 보조금을 제공한다. 유턴기업은 비수도권 지역으로 들어오면 최대 60억원을 지원 받는다. 또 국내 복귀 후 매출이 발생하면 5년간 100%, 이후 2년간 50%까지 법인세도 면제 받는다. 아울러 고용을 하면 1인당 1,080만원의 보조금과 병역특례기업 신청 때 가산점이 붙는다. 재창업기업도 생산설비와 사업장 건축자금 등 연간 최대 45억원을 융자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행 규정상 개성공단 기업에 이 같은 혜택을 줄 근거가 없다. 개성공단 기업은 국내 기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유엔에 각각 가입한 남한과 북한은 국제법상 개별 국가로 분류돼 개성공단 기업이 해외 진출 국내 기업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하지만 우리 헌법(3조)에는 대한민국 영토가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와 부속도서로 규정돼 개성공단도 국내에 포함된다. 재창업자금을 받기도 어렵다. 사업 재기 자금은 폐업경험이 있어야 하는데다 사업전환 업체만 해당한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국내로 돌아와서 다른 사업을 하지 않는 한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개성공단 기업이 혜택을 줄 수 있을지는 통일부 등 관계부처와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별도로 고시를 만들어 개성공단에서 돌아오는 기업들에 입지·설비 보조금 등을 주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구경우기자 강광우기자 bluesquar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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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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