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BMW i8 "내가 친환경·고성능 미래차"

전기차모드·달리면서 충전… 1500cc엔진에 슈퍼카의 힘

■ i8 직접 타보니


시동 걸면 굉음 대신 전자음… 전기차 모드 주행 시작

연비 ℓ당 13.7km 자랑

스포츠모드로 전환하면 박차고 나가듯 역동성 강렬

4.4초만에 시속 100km

위로 열리는 씨저도어 등 압도적인 디자인도 눈길


미래의 자동차는 어떤 모습일까. 막연한 질문같지만 이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최신 기술을 활용한 양산차로 응답하고 있다. 국내 프리미엄 자동차 판매 1위 브랜드인 BMW의 대답은 친환경 스포츠카 'i8'이다. i8은 엔진 다운사이징 기술을 극대화해 소형차에나 들어갈 만한 1,500cc 엔진과 전기모터로 슈퍼카에 버금가는 362마력의 힘을 내뿜는다. 또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으로 외부 충전은 물론 달리면서 배터리를 충전해 전기차로 이용할 수 있다. BMW가 i8을 통해 제시한 미래차의 키워드는 바로 '고성능'과 '친환경'인 셈이다.

◇슈퍼카 같은 친환경차 i8=BMW i8 시승은 지난 30일과 31일 양일 간 서울 용산을 출발해 경기도 가평의 호명산을 왕복하는 150㎞ 구간과 용산과 경기도 파주 임진각을 왕복하는 120㎞ 구간에서 진행했다. 가평 호명산 코스는 구불구불한 코너가 많아 핸들링을, 임진각 코스는 자유로 등 고속화도로에서 가속 능력을 확인하는데 중점을 뒀다.

i8은 우선 디자인부터가 주위를 압도한다. BMW 특유의 전면 그릴을 살리면서도 강렬한 인상의 헤드램프와 하늘 위로 문이 열리는 씨저 도어가 눈길을 잡아끈다. 앞모습 만큼 뒷모습도 매력적이다. 주행 중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스트림 플로우 디자인이 반영돼 뒷램프 윗부분에 깊은 홈을 팠고 트렁크에 날개가 붙은 듯한 감성은 물론 연비까지 높였다.

i8의 실내는 기존 BMW의 고급 세단에서 볼 수 있었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왔다. 하지만 계기판이나 스포츠 시트, 낮은 지붕과 탁트인 시야는 이 차가 스포츠카 DNA를 가지고 있음을 알려준다.

다만 타고 내리기는 상당히 불편하고 뒷좌석에는 성인이 앉기에는 무리가 있을 만큼 좁은 게 흠이다. 트렁크가 있지만 작은 가방 1~2개 정도 넣을 수 있는 정도의 크기라 뒷좌석이 짐칸이 됐다.

시동을 걸면 BMW가 생각하는 미래차의 모습을 바로 느낄 수 있다. 슈퍼카 특유의 굉음 대신 우주선을 탄 듯 특유의 전자음과 함께 전기차 모드로 주행을 시작한다. BMW는 300마력 이상 고성능차라면 황소 같이 우렁찬 소리를 내뿜고 기름을 퍼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i8을 통해 바꿨다. 고성능차도 조용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역동성을 조절하면 된다는게 BMW의 입장인 듯 하다.

주행에 나서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잡았다는 점이다. 주행 성능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4초만에 도달할 만큼 강력하다. 준중형차에 들어 갈만한 1.5ℓ 엔진이 231마력을 뿜어내는게 의심될 정도로 강력했다.

BMW 특유의 역동적인 주행성능에 더해 낮은 무게중심과 균형 잡힌 차체는 시속 100㎞ 이상 고속 주행이나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불안감은 없었다. 소음과 진동이 덜해 동승자가 힘들어 하는 것과 달리 고급 세단을 탄 듯 부드러운 승차감도 일품이었다.

◇전기차 모드로 37km 주행…달리면서 충전도=i8은 엔진과 전기모터가 함께 작동한다. 때에 따라서는 완전 전기차로도 이용할 수 있다. 친환경차라고 부를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다. 배터리를 완충하면 최장 37㎞까지 갈 수 있다. 출퇴근이나 시내 도로에서는 시동버튼 아래 전기차 모드 버튼을 눌러 순수 전기차로 탈 수 있어 연비를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시동 버튼 아래 전기차 버튼을 누르면 전기차 모드로 전환되는데 e드라이브 모터가 131마력의 힘으로 최고 시속 120㎞를 낼 수 있어 역동성은 그대로 유지된다.

배터리 충전은 220V 공공 충전소에서는 2시간 반에서 4시간 사이에 완충 가능하다. 4가지 주행모드(일반·에코·컴포트·스포츠) 중 변속기를 왼쪽으로 밀어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달리면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약 40분 정도 스포츠 모드로 주행하면 배터리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25㎞까지 늘어난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계기판이 BMW 특유의 강렬한 붉은색으로 전환되고 증폭된 엔진 배기음도 들을 수 있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바닥을 박차고 나가며 뒤에서 엉덩이를 밀어주는 듯 강력한 주행 성능을 느낄 수 있다.

차체가 매우 낮아 바닥에 붙어 있는 느낌을 주지만 마세라티 등 다른 슈퍼카들과 달리 언덕을 넘을 때 바닥이 쓸리는 소리가 나지 않은 점도 BMW의 기술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i8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를 반영해 1억9,85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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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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