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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임대주택 건설업체인 '다이와하우스공업'이 한국 임대주택 시장에 진출한다. 이 회사는 일본의 대형 종합부동산 업체로 특히 임대주택 사업 분야에서 선두권이다. 국내 주택 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바뀌고 있는데다 정부가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임대주택 산업 육성에 나선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다이와하우스(D-room)'로 유명한 일본 임대주택 개발 및 운영업체 다이와하우스공업은 한국 업체와의 합작을 통해 국내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주로 도심형 임대주택 개발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난 1955년 설립된 다이와하우스공업은 주택 건설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최근 사업연도 기준 자산규모가 3조620억엔(약 32조8,500억원), 매출은 2조8,100억엔에 이른다. 일본뿐 아니라 미국·호주·중국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임대주택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다이와하우스공업이 국내 임대주택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최근 들어 우리 주택 시장에서도 임대주택 사업이 신산업으로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임대주택 사업은 이제 시작 단계라는 점에서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개최된 '부동산 산업 발전방안 및 미래전략 종합 컨퍼런스'에서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보증부월세·월세를 포함한 주택임대 시장 규모는 2006년 18조3,920억원에서 2014년에는 26조3,455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의 국내 임대주택 시장 진출은 이제 막 태동하고 있는 국내 임대주택 사업의 선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임대주택 사업은 한국보다 20~30년 가량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본은 대형부터 소형까지 다양한 임대주택 관리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고 단독 주택도 대형 업체들이 관리하면서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며 "국내의 경우 단독주택의 임대 관리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데 일본 업체가 진출하면 우리가 부족한 부분을 배울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일본 업체들의 국내 임대주택 시장 진출은 최근 들어 하나둘 사례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국내에 진출한 다이와리빙은 KT와 손잡고 'KD리빙'을 세웠다. KD리빙의 경우 KT가 자사 보유 토지를 개발해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본 업체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설립한 회사다.
또 2013년에는 일본에서 주로 소형 주택 임대관리를 하는 레오팔레스21이 국내 업체인 우리관리와 함께 '우리레오PMC'를 설립하기도 했다.
다만 국내 임대주택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의 영향력이 커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승국 한국임대주택관리협회장은 "현재 국내에 직접 진출한 일본 업체는 없고 주로 합작 형태"라며 "일본에서처럼 임대주택을 대규모로 지어 월세 시장을 선도하면 파급효과가 크겠지만 국내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주택 사업은 전형적인 로컬 비즈니스"라며 "임대주택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전세와 같은 각 나라마다 존재하는 독특한 임대 제도를 이해하고 임차인을 확보하는 게 관건인데 지역 부동산 업체와의 긴밀성이 부족한 해외 업체들은 그런 점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