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여당의원들에게 내민 손은 친박(친박근혜)들에게만 따뜻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 연설을 마치고 비박(비박근혜) 의원들과 스치듯 악수했지만 친박(친박근혜)의원들에겐 따뜻한 미소를 보였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외면 속에 악수대열 근처를 서성였다.
박 대통령은 16일 국회에서 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서며 새누리당 의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문대성 의원과 하태경 의원은 대열 첫 줄에 서서 박 대통령을 기다렸다. 박 대통령은 두 의원과 인사한 뒤 김영우 수석대변인과 김성태 의원에게 스치듯 악수했다. 이들은 비박계로 분류된다.
박 대통령은 다른 의원들과는 달리 친박 의원들에게 만큼은 따뜻한 말과 미소를 건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정부에 몸담았던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을 발견하고는 “국회에 돌아오니 어떠세요”라며 말을 걸었다. 김 의원은 “좋습니다. 저는 지역구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왼편 대열만을 보며 발걸음을 옮기자 반대편에 있던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대통령님, 저 여기 있어요”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윤 의원에게 돌아서며 웃음을 보였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윤상현·조원진 의원과 비박계 김학용·안효대·박창식·홍지만 의원 등은 박 대통령이 의전차량에 올라설 때까지 곁을 지켰다. 이와 대조적으로 박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라는 독설을 들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대열에서 떨어져 있었다.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이 유 전 원내대표를 박 대통령 곁으로 살짝 밀며 그를 배려했으나, 박 대통령은 끝내 유 전 원내대표의 손을 잡지 않았다.더불어민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적을 옮긴 조경태 의원 역시 박 대통령의 환영 대열에 거리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