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박 대통령 국회연설] 敵으로 돌아온 김종인과 날선 신경전 "입술까지 부르트고… " 김무성엔 덕담

박근혜 대통령-여야 지도부 회동

박 대통령과 김종인 대표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 앞서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면담에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16일 회동은 '소중유도(笑中有刀)'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대통령이 적이 돼 돌아온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웃으며 인사를 나눴지만 개성공단 폐쇄와 쟁점법안에 대해서는 칼을 감춘 채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과 김종인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와 경제멘토 관계였다. 이후 관계가 소원해졌고 박 대통령이 2014년 3월 독일을 순방할 때 독일 정부의 초청으로 김종인 대표가 만찬에 초청돼 만난 후 2년 만에 어색한 재회를 했다.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여야 지도부와 만난 박 대통령은 먼저 김종인 대표에게 "안녕하십니까. 오래간만입니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이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입술까지 부르트고 수고가 많다"고 덕담을 건넸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시작된 환담은 개성공단 폐쇄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 등에 대한 토론이 진행되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종인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긴박한 상황에 대해 국민들께 소상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그래서 제가 국회에 왔다"고 응수했다. 특히 김종인 대표는 사드 도입에 따른 중국의 반발을 우려하며 "중국과의 외교는 내면적 협상이 중요하다"면서 "중국을 믿어서는 안 된다. 중국은 북한을 버릴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 대중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맞다. 한국은 선도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와도 늘 협의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성공단 폐쇄 문제와 관련해서도 박 대통령은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와 공방을 벌였다.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통일대박론을 언급하셔 놓고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것은 왔다 갔다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통일을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북핵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는 것은 통일대박론과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여야가 대치를 벌이고 있는 테러방지법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국가정보원에 정보수집권을 줘야 한다"며 새누리당의 입장을 두둔하자 더민주는 "국정원이 아닌 국민안전처에 정보수집권을 주는 것이 맞다"며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종인 대표는 공식 환담이 끝난 후 박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3분가량 대중 외교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박 대통령은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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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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