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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 대출 시장에 대한 관심과 경쟁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금융계가 '컬래버(협업을 뜻하는 'Collaboration'의 줄임말)' 전략으로 중금리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은행과 카드사, 은행과 저축은행 등 금융권 내의 협업뿐 아니라 은행과 개인간(P2P) 대출 업체와 같은 핀테크 기업과 손을 잡는 등 이종 업종 간 합작도 눈에 띈다.
18일 농협은행은 핀테크를 활용한 중금리 대출 '(가칭)30컷(CUT)-NH론' 개발을 위해 기업대개인(B2P) 대출 업체인 비욘드플랫폼서비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30CUT-NH론은 현금서비스·카드론 등 기존 카드대출을 대환하는 상품으로 대출금리가 평균 30% 인하되는 효과가 있는 중금리 대출 상품이다. 대출 자금은 비욘드플랫폼서비스가 기관투자가의 투자금을 모집해 조달하며 대출 집행은 농협은행이 담당한다. 출시는 이르면 3월 말 예정으로 농협은행 인터넷 홈페이지나 모바일 뱅킹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비슷한 사례로 전북은행도 P2P대출 업체인 피플펀드와 함께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에는 은행과 카드사 사이에서는 처음으로 한국SC은행과 삼성카드가 중금리 대출 등 공동 금융상품 개발 및 협력 마케팅에 관한 포괄업무제휴협약을 맺었다. 한국SC은행에 대출을 받으러 왔지만 조건이 미달하는 고객에게 삼성카드의 신용대출 상품을 연계해주는 방식으로 상반기 내 출시될 예정이다. 우리은행 역시 현대캐피탈과 연계해 중금리 대출 서비스를 선 보인지 반 년이 넘었다. 우리은행은 지점을 방문한 고객 중 은행 대출이 불가능한 경우 현대캐피탈에 소개해주면 현대캐피탈이 3~5%포인트의 금리 인하 혜택을 제공한다.
앞으로도 금융권의 컬래버 중금리 대출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우리은행이 저축은행중앙회와 협약을 맺고 중금리 연계 대출을 출시하기로 협약한 바 있으며 보험·증권·자산운용 등 금융계열사를 거느린 한화그룹도 중국 핀테크 업체인 디안롱(Dianrong)과 P2P대출 조인트 벤처 설립 계약을 맺고 8월께 국내에 법인을 설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중금리 대출은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던 기존 신용대출에 비해 리스크가 높은 상품"이라며 "이 같은 리스크를 상쇄하기 위해 비교적 중·저신용자 대상의 대출 경험이 많은 2금융권, 또는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