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남중국해 분쟁지역의 인공섬에 레이더 설비를 새로 건설 중인 사실이 알려지며 미중 간 갈등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지난달 24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중국이 스프래틀리제도(난사군도)에 건설한 인공섬 중 하나인 쿠아테론 암초(화양자오)에 새 고주파(HF) 레이더 시스템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시설이 현재 가동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쿠아테론 암초에 새 레이더 시설이 건설되면서 말라카해협 주변의 선박 및 항공기 움직임을 조기 감시할 수 있는 중국의 능력은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이에 위치한 말라카해협은 전 세계 선박 물동량의 약 3분의1이 통과하는 주요 해로다.
CSIS 아시아해양투명성 이니셔티브의 그레고리 폴링 소장은 레이더 설치가 파라셀제도(시사군도)의 우디섬에 배치된 지대공미사일과는 차원이 다른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 레이더가) 앞으로 동북아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미국이 남중국해에 자유롭게 접근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반접근지역 거부(A2/AD·Anti Access Area Denial)' 전략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갈등은 지난해부터 중국이 난사군도에 인공섬 건설 및 활주로 가동 등을 시작하면서 격화일로를 걷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움직임과 관련해 중국이 공해인 남중국해를 차지하려는 의도하에 이뤄졌다고 반발하고 있으며 중국은 자국 영토에 대한 방어권 행사 차원일 뿐이라고 맞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