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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강한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지난해 말 올해 주식시장을 전망하면서 상반기에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 상황은 예상 수준을 뛰어넘는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 위험 회피를 하려는 투자자가 상당히 많은 탓에 안전 자산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하는 전 세계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9월이 저점으로 상정됐으나 12월까지 하락 기조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경기가 언제 회복될지 단정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이 와중에 연준은 지난해 말 기준 금리를 올린 후 추가 인상 여부에 대해 아직 뚜렷한 자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를 밝히기도 했으나 아직은 유동적인 입장이다. 옐런 의장은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사이에 역의 관계가 있다는 '필립스 곡선' 논리에서 헤어나지 못한 것 같다.

이웃 나라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오히려 엔화 강세로 이어지면서 닛케이지수를 급락시키는 단초를 제공했다. 투자자가 마이너스 금리를 부양 정책이 아니라 일본 경제상황의 한계 도달이라는 부정적 의미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일부 글로벌 투기 자금은 위안화 및 홍콩 달러의 약세에 모든 것을 거는 분위기다. 중국 경제 침체는 더욱 심해지고 가용 외환보유액도 조만간 금방 바닥날 것으로 보는 것이다. 마치 영화 '빅쇼트'에서 예측력이 뛰어난 4명의 투자자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베팅하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거나 주요 국가의 정책 공조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전 세계 경기가 빠른 시간 안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조치는 허약해진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한 강력한 정책 공조다. 요새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은 환율에 대한 국제적 정책 공조를 시사하는 '신플라자 합의'까지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4분기 시장 강세를 이끌었던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전격적인 부양 정책이다. 이와 함께 많은 국가가 유동성을 확대하는 통화 정책을 폈다.

전 세계 투자자는 경기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는데도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연준의 정책이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미 연준은 통화 정책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3월 FOMC에서 단순히 금리 인상을 연기한다는 정도로는 투자자의 얼어붙은 심리를 녹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강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언급이 필요하다. 주요국의 부양 정책도 동시다발적으로 나와야 한다. 여기에 재정 정책까지 동원해주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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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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